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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장마 기간 ‘죽음의 레이스’가 시작됐다.
우려하던 상황대로다. 장마 전선이 북상하며 12일 중·남부 지역은 서해안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비구름의 영향으로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다. 이에 따라 한화-SK(대전), 롯데-두산(부산), KIA-키움(광주) 세 경기가 잇따라 우천 취소됐고, 삼성과 KT 경기가 치러지는 수원도 경기 시작 40분 전 우취를 결정했다. 3회까지 진행하던 LG-NC의 잠실경기도 취소됐다. 이 경기는 모두 13일 월요일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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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와의 전쟁은 각 구단이 매시즌 겪어온 일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두 달이나 개막이 미뤄진 올시즌엔 얘기가 다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11월 안에 모두 마치기 위해 혹서기(7, 8월) 주말 경기가 우천 순연될 경우 월요일에도 경기를 치르도록 결정했다. 이날도 5경기가 순연됐고, 이에 따라 올시즌 첫 7연전이 열릴 가능성이 생겼다. 더운 날씨와 체력전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선수단에도 부담스러운 일정일 수밖에 없다.
가장 최근 7연전을 치른 팀은 LG와 KT다. 지난해 9월 10일 청주 한화전을 시작으로~16일 수원KT전까지 7연전을 소화했다. KT도 같은 기간 대구 삼성전부터 수원 LG전까지 7일 내내 경기를 치렀다. 범위를 여름 시즌으로만 좁히면 무려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LG, 넥센(현 키움), 두산, SK가 8월 17일부터 7일 연속 경기를 했고, 삼성은 8월 9일부터 16일 일요일까지 무려 8일 연속으로 경기에 임한 적도 있다. 당시 총 5번의 7연전, 3번의 8연전이 진행됐는데, 넥센이 7연전 2번, 8연전 1번으로 가장 힘든 일정을 소화한 바 있다. 올시즌엔 5경기가 취소되면서 무려 10팀 모두 7연전에 대비해야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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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체력전이다. 올시즌엔 선수단 운용폭을 넓히고 체력 소모를 덜기 위해 더블헤더시 기존 정원에 1명 추가 등록이 가능한 특별 엔트리 제도가 추가 시행됐다. 그러나 7연전이 시작되면 선수 운용보다 우선시 돼야 하는 건 부상 방지다. 쉬는 기간 없이 경기가 치러지는 만큼 활용 가능한 자원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루틴이 무너지면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올시즌에는 부상 방지에 더욱 총력을 다해야 한다. 이미 김선빈, 류지혁(이상 KIA), 박용택, 김민성(이상 LG) 등 굵진한 선수들이 부상 이탈해 각 구단 선수관리에도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체력 소모가 극대화될 7연전 기간 부상 방지가 1순위 과제인 이유다.
13일에도 비 예보가 있다. 연속 경기를 앞둔 선수단으로서는 하루라도 더 휴식일을 갖는 게 그나마 이상적인 일정이다. 오는 19~21일에도 비 소식이 있어 우취가 우려되는 가운데, 2020시즌 본격적인 ‘죽음의 레이스’가 시작됐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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