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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아침저녁으로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다. 일교차가 커서 호흡기 질병이 있는 반려동물은 증상이 악화되기 쉽고 질병이 없는 동물도 감기와 같은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이번 기회에 반려동물 호흡기 질병에는 어떤 게 있는지 강아지의 경우부터 살펴보자.

호흡기는 코에서부터 비강, 인두, 후두, 기관, 기관지, 폐포에 이르기까지 호흡과 관련된 통로를 말한다. 외부환경과 밀접해 외부 압력과 온도에 영향을 받는다. 환절기에 감기에 잘 걸리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호흡기 관련 증상으로 기침, 콧물, 코골이, 호흡곤란,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이 있다. 콧물이 맑은지(수양성), 끈적한지(점액성), 누런지, 혈액과 섞였는지, 혹은 신선한 혈액이 나오는지 살펴봐야 한다. 액체 콧물은 감기인 경우가 많지만 혈액이 나올 때는 비강에 상처나 종양이 있을 수도 있다.

폐에 질병이 있으면 호흡할 수 있는 폐 용적이 줄어들어 호흡을 자주하고 호흡하기도 힘들어진다. 기도를 막는 질병이 있을 때도 호흡을 거칠게 한다. 잠을 잘 때 기도가 자연스럽게 열려 호흡하게 되는데 잉글리쉬 불독, 퍼그와 같은 단두종은 연구개 노장이 있거나 콧구멍이 작아서 잘 열리지 않아 코골이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나이 들어 기관이 노화해 찌그러지는 기관허탈과 같은 질병에 걸린다면 호흡 통로가 작아지면서 돌연사할 수도 있다. 기도를 막은 경우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보호자는 유의해야 한다.

호흡기는 몸의 pH 항상성과도 관련이 깊다. 몸에서 대사성 산증이 생기거나 호흡성산증이 나타났을 때 보상작용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폐포에 염증이나 출혈이 있어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이산화탄소와 산소의 교환이 쉽지 않아 pH가 정상 범위인 7.35~7.45를 벗어나게 돼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폐기종은 폐포가 파괴된 질병으로 이 또한 마찬가지다.

외부 온도와 체온의 변화에도 호흡기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강아지는 땀샘이 없기 때문에 더울 때는 입을 벌리고 호흡해 열을 발산하는 빠른 호흡이 정상이다. 그런데 심장병이 있거나 다른 질병으로 체내 혈액이 정체되거나 혈액량이 줄면 체온이 내려간다. 이때 빠른 호흡으로 체온을 유지하려는 증상이 나타난다. 평소보다 호흡수가 늘어났다면 바로 동물병원에 가는 게 좋다.

호흡기는 세포가 외부에 노출된 상태이기 때문에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등에 쉽게 감염될 수 있다. 감염으로 인한 폐렴의 경우 오랜 기간 치료해야 한다. 주된 강아지의 기관지 세균감염은 케넬코프(Kennel cough)이며 집단 사육하는 강아지에게 자주 발견되는 증상으로 마른 기침을 자주 한다. 인플루엔자는 강아지 독감으로서 폐렴으로 확장됐을 때 사망에 이르게도 할 수 있다. 이 두 감기의 원인균에 대한 백신은 개발돼 있다. 어렸을 때 예방접종을 했더라도 매년 추가로 접종해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게 좋다. 특히 개홍역(Distemper)은 치명적일 수 있으니 함께 예방접종해 사전에 예방하기를 권한다.

만성 오연성 폐렴에 걸린 강아지도 자주 볼 수 있는데 음식이 기도로 넘어가서 폐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다. 병이 한참 진행돼 호흡곤란이 와서 병원을 찾을 때는 치료가 어렵다.

보호자가 이런 호흡기 질병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온도와 습도를 잘 조절하는 것이 좋다. 온도는 26~27℃ 정도, 습도는 40~50% 정도가 적당하다. 또한 기관허탈을 앓고 있는 강아지는 다이어트를 하는 게 좋다.

<금천24시 우리동물메디컬센터 수의사·코코타임즈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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