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끈 재계의 큰별이 졌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장기 투병 끝에 향년 78세의 나이로 25일 세상을 떠났다.

고(故) 이 회장은 2013년 1월초 신년행사 후 출국해 3개월 가량 해외에 머물면서 요양과 경영구상을 하다 4월 귀국해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인사를 단행하는 등 그룹의 체질과 구조 개선작업을 지휘하다 갑자기 쓰러졌다. 호전되는 듯 하다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졌다. 당시 자택에서 이 회장은 호흡 곤란 증세로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심장마비가 와 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응급 처치를 받고 심장 기능 상태를 회복한 이 회장은 이후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 심장혈관 확장술을 받고 위기상황을 넘긴 뒤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이후 6년 동안 투병해왔지만 끝내 이날 타계했다.

이 회장 입원 후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 사업 구조조정과 신사업 발굴을 진두지휘했다. 차츰 삼성은 안정을 찾았지만 정신적 지주인 이 회장의 타계로 삼성 그룹은 물론 한국 재계가 큰 슬픔에 잠겼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대구에서 출생한 이 회장은 일본에서 중학교를,서울에서 서울사대부고를 졸업한 뒤 일본 와세다 대학과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이병철 삼성창업주 별세 후 46세이던 1987년 2대 회장에 올라 삼성그룹을 이끌어왔다. 2008년 삼성 비자금 사건이 터진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2010년 3월에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했다..

이 회장은 반도체와 스마트폰, 바이오 등 신사업을 통해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일궜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회장 취임식에서 “세기말적 변화가 온다. 초일류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제 2의 창업’을 선언하고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신경영 선언’을 하는 등 그룹의 성장과 혁신에 앞장서왔다. 당시 임직원들에게 강도 높은 변화와 혁신을 주문해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후에도 2003년 ‘천재경영론’, 2010년 ‘위기론’, 취임 25주년인 2012년 ‘창조 경영’ 등 변혁을 통해 ‘초일류 기업’의 꿈을 다지며 삼성그룹을 한국 대표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조화와 조문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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