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국립암센터, 비만과 대기오염의 상관관계 분석폐기능저하·혈압악화는 물론 갑상선·콜레스테롤에도 악영향
대기오염 비만
대기오염이 비만인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제공|서울대병원

[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대기오염이 배 나온 비만인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만인의 심폐기능을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 고혈압 위험도 높인다는 사실이 추가로 발견된 것이다. 게다가 갑상선 호르몬 저하와 나쁜 콜레스테롤 상승도 촉진한다고 알려졌다. 이제 대기오염은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닌 뚱뚱한 사람에게 ‘독극물’과도 같은 셈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진호 교수·국립암센터 김현진 박사 연구팀은 최근 대기오염이 비만 수준에 따라 갑상선 호르몬과 나쁜 콜레스테롤(LDL-C)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전신비만’(BMI 25kg/㎡이상) 그룹의 경우 이산화질소와 일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갑상선 기능저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복부 CT로 측정한 내장지방면적이 150㎠ 이상인 복부내장비만 그룹의 경우 미세먼지와 이산화황 노출 농도가 증가할수록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격히 상승했다.

다만 비만, 대기오염, 내분비기능장애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메커니즘은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대기오염이 이들 질병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기전으로 인해 위험을 증가시키는 지는 연구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김현진 박사는 “대기오염 노출에 따른 갑상선 기능저하와 나쁜 콜레스테롤 증가는 산화스트레스와 염증반응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비만이 이들 반응에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비만 환자라면 더욱 경각심을 갖고 대기오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비만한 사람일수록 대기오염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갑상선기능 저하와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 등 내분비기능장애 위험이 크다’는 것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전했다.

박진호 교수는 “비만, 특히 복부 내장비만은 대기오염과 만나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평소 대기오염 노출을 최소화하는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식습관 개선·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해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06~2014년,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이들의 거주지 정보와 가까운 에어코리아 측정소의 연평균 대기오염 농도를 조사해 두 개의 논문으로 발표했다.

대기오염과 갑상선 호르몬 관련 연구는 ‘임상내분비학회지’(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and Metabolism)에, 나쁜 콜레스테롤 연구는 ‘국제비만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에 각각 게재됐다.

certain@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