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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랜드 이상민이 서귀포 전지훈련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서귀포=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훔멜스 영상 자주보지만…진짜 영감받는 건 김민재 형.”

2021시즌 K리그2 서울이랜드 완전 이적으로 프로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이한 올림픽 국가대표 센터백 이상민(24)은 한 단계 도약을 다짐하며 대선배 얘기를 꺼냈다.

이상민은 최근 서울이랜드가 새 시즌 대비 2차 동계전지훈련을 진행한 제주 서귀포시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나 “지난해엔 경기 출전이 가장 큰 목표였다면 올해는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 골이나 도움 등 팀에 도움이 될 포인트도 하고 싶다. 무엇보다 K리그2에서 확실한 위치, 더 나아가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울산 현대 유스 출신으로 2018년 1군에 합류한 이상민은 단 1경기도 뛰지 못했다. 이듬해 일본 J리그 V-바렌 나가사키로 임대를 떠나 경쟁력을 쌓았다. 그리고 다시 울산으로 돌아왔지만 스타가 즐비한 내부 경쟁 체제에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연령별 대표 시절부터 자신을 눈여겨 본 정정용 감독이 지난해 서울이랜드 지휘봉을 잡으면서 그를 불러들였다. 비록 또 임대 신분으로 서울이랜드에 왔으나 리그 26경기(2도움)를 뛰면서 수비진의 핵심 역할을 했다. 제 가치를 입증한 그는 마침내 올해 완전 이적하며 ‘서울이랜드맨’이 됐다. 동기부여가 더 강할 수밖에 없다.

스스로 언급했듯 이젠 경기 출전을 넘어 자신만의 경쟁력을 더 입증하기를 바란다. 이상민은 경기 전에 롤모델로 여기는 센터백의 영상을 찾아보고 실제 그라운드에서 이행하는 것을 루틴으로 여긴단다. 그는 “개인적으로 마츠 훔멜스(도르트문트)를 좋아한다. 수비력 뿐 아니라 아웃사이드 패스를 잘한다”며 “지난해 1월 AFC U-23 챔피언십 중국전 때 훔멜스처럼 아웃사이드 패스를 시도한 적이 있다. 빌드업 과정에서 전방으로 나가는 공격수에게 연결했는데 잘 됐다. 그 이후로도 루틴처럼 영상을 보고 경기를 뛴다”고 웃었다. 또 “디에고 고딘(칼리아리) 영상도 간간이 본다. 위치 선정에 능하고 압박 타이밍도 잘 잡더라”고 했다.

하지만 그가 여기는 최고의 센터백은 A대표팀 붙박이 김민재(베이징 궈안)다. 이상민은 “사실 직접적으로 영감을 주는 건 민재 형이다. 해외 선수는 영상을 보는 것으로 끝나지만 민재 형은 그들 못지않은 기량을 지녔을뿐더러 전화로 다양한 조언을 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재형은 수비력 뿐 아니라 스피드가 엄청나지 않느냐.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갖고 있어서 늘 동경의 대상”이라고 했다. 스피드는 당장 따라 할 수 없더라도 수비와 관련해서는 확실한 조언을 듣는다. 그는 “민재 형은 우선 ‘주위를 많이 살필 것’을 강조한다. 경기에서 늘 상황 인식을 하라는 얘기다. 특히 ‘급박한 상황에도 살펴야 한다’더라. 예를 들어 어느 지역에 크로스가 올라와도 뒤따르는 공격수를 체크하고 들어가야 대처하는 방법이 다양해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롤모델의 조언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여 올해는 K리그2의 ‘괴물 수비수’로 거듭나겠다는 이상민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느껴졌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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