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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제라드 레인저스 감독.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스티븐 제라드 레인저스 감독의 리더십이 조명받고 있다.

제라드 감독이 이끄는 레인저스는 19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이브록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슬라비아 프라하와의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에서 0-2로 패했다. 1차전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던 레인저스는 두 경기 합계 1-3으로 뒤지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 결과보다 외적인 사건으로 더 많은 관심을 끌었다. 거친 분위기 끝에 레인저스 쪽에서 두 명의 퇴장자가 발생했고, 인종차별 논란까지 발생했다. 인종차별 가해자로 지적된 선수는 프라하의 수비수 온드레이 쿠델라다. 레인저스 선수들은 쿠델라가 경기 도중 흑인인 글렌 카마라에게 인종차별성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드레싱룸으로 들어가는 터널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했고 경찰까지 출동해 싸움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제라드 감독은 선수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제라드 감독이 경기 도중 쿠델라에게 손짓을 하며 경고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감독이 상대 선수를 향해 직접 어필하거나 신경전을 벌이는 경우는 흔치 않다. 하지만 제라드는 자신의 선수가 인종차별을 당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쿠델라에게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제라드 감독은 선수를 보호하는 데 집중했다. 제라드 감독은 “프라하의 8강 진출을 축하한다. 올라갈 자격이 있는 팀”이라며 상대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축구를 통해 관계를 형성한다. 나는 글렌 카마라와 매우, 매우 끈끈한 관계를 갖고 있다. 나는 그가 하는 말을 100% 믿는다. 그 주변에 있던 선수들도 들었다”라며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주장하는 카마라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이어 제라드 감독은 “이제 UEFA에서 상황을 처리할 것이다. 아무 일이 없던 것처럼 되지 않기를 바란다”라면서 UEFA가 정확하고 공정하게 이번 사건을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라드 감독은 이번 시즌 레인저스를 10년 만에 리그 챔피언으로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레인저스는 현재 리그 32경기에서 28승4무라는 경이로운 성적으로 무패 우승을 노리고 있다. 제라드 감독은 리버풀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주가가 상승했다. 이번 사건을 보면 제라드 감독이 어떻게 레인저스를 강팀으로 다시 만들었는지 엿볼 수 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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