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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U-23 챔피언십 당시 이상민의 모습.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냉정했다.

김 감독은 지난달 30일 2020 도쿄올림픽에 나설 18인 명단을 발표했다. 6월 2차 소집에 발탁됐던 인원 중 8명(안찬기 강윤성 이상민 이지솔 김진규 정우영 김대원 조영욱)이 탈락했다. 앞서 2차 소집 당시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김천 상무)과 오세훈(울산 현대)을 동시에 탈락시켜 충격을 줬는데, 이번에도 김 감독은 과감한 선택을 내렸다.

우선 이상민(서울 이랜드)의 탈락은 가장 의외다. 이상민은 실력뿐 아니라 줄곧 이 연령대의 리더 구실을 해왔다. 지난해 1월 태국에서 열린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우승을 할 때도 주장 완장을 찼다. 6월에 열린 가나와 평가전 1차전에서도 맹활약 했다. 수비뿐 아니라 헤딩골도 넣으며 공격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하지만 최종 관문을 뚫어내지 못했다. 김 감독은 “이상민은 그동안 주장 맡아서 굉장히 열심히 해왔는데 여러 가지 요인이 있어서 제외됐다”고 말하면서 “올림픽에서 주장을 맡은 선수는 정태욱(대구FC)이 될 것”이라고 공표했다.

김진규(부산 아이파크)의 탈락도 의외다. 김진규는 2~3선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김진규 역시 U-23 챔피언십 우승 주역으로, 가나와 두 차례 평가전에서도 수려한 돌파와 정확한 패스로 실력을 발휘했다. 다만 올림픽대표팀의 풍부한 2선 자원 경쟁에서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이강인에 와일드카드로 권창훈까지 합류하게 되면서 김진규는 결국 짐을 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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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가나와 평가전 2차전에서 정우영의 모습. 제공 | 대한축구협회

유럽파라고 해서 유리한 건 없었다. 김 감독이 줄곧 기대감을 내비쳐왔던 정우영(프라이부르크)도 올림픽에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U-23 챔피언십에서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정우영은 올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절치부심해 한 단계 발전을 이뤘다. 내친김에 올림픽대표팀 승선을 노렸으나 실패로 귀결됐다. 김 감독은 “정우영의 경우 이 자리에서 (선수가) 좋다, 안 좋다를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한국 축구를 끌고 갈 선수인 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제자와 함께하지 못하는 김 감독의 마음도 좋을 리 없다. 그는 “선발이 되고 안 되고는 진짜 종이 한 장 차이도 아니다”라며 “어떻게 시합을 준비하고, 또 상대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따라 선수가 바뀔 수가 있다. (선수의) 마음이 아프겠지만 이해해줄 거라 믿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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