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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카페 나라니 전경.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양미정기자] 단풍이 곱게 물들며 너 나 할 것 없이 강원도로 떠나는 늦가을이지만, 모두가 동쪽으로 향할 때 여유를 즐기며 서쪽으로 떠나는 청개구리 형 관광객들이 있다. 상대적으로 한적한 강화도를 찾기 위해서다.

수도권 북서부에 있는 강화도는 여타 여행지보다 도심에서 가깝고 길이 막히지 않아, 마음먹고 휴가를 내기 힘든 직장인이나 수험생에게 인기 만점인 곳이다. 우선 시내버스로 닿는 곳인 만큼 자동차가 없어도 수월하게 갈 수 있다. 또한 넉넉잡아 두 시간이면 닿으니 느지막이 일어나 출발해도 점심과 저녁, 야식까지 해결하고 올 수 있다.

접근성만 뛰어난 것이 아니다. ‘강화도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던져주는 것뿐’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옛말이다. 제대로 환골탈태한 강화도에 발을 들이면 힙하고 세련되면서도 인스타그래머블한 핫플레이스가 넘쳐나 ‘다시 또 와야겠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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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카페 나라니 내부.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살아있는 역사책, 서울서 가장 가까운 섬

혹자는 강화도를 역사의 땅, 살아있는 역사책,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부른다. 휴전선에 인접한 강화도는 행정구역상 강화군으로 인천광역시에 속한다. 국내에서는 4번째로 큰 섬(제주도, 거제도, 진도에 이어)이자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섬으로 잘 알려져 있다. 드넓은 갯벌과 부속 섬, 솔숲과 기세 좋은 산을 품고 있는 강화도는 남한에선 보기 드문 고려의 유적지로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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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는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출처|픽사베이

강화도는 대한민국 역사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지역이다. 역사책을 넘기며 강화가 등장할 때마다 지도에 핀을 찔러놓으면 고슴도치가 될 지경이다. 특히 고려의 유적이 남한에서 유일하게 밀집된 곳이 바로 강화군이다. 39년간 고려의 도읍으로서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고려 왕실은 고려 고종 19년(1232년)에 몽골군이 침입하자 전쟁을 결심하고 수도를 개경에서 강화로 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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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의 일몰. 출처|픽사베이

서양 열강들도 한양으로 가는 길목의 섬 강화도를 주목했다. 프랑스와 미국의 군함이 차례로 강화도를 공격하면서 외규장각을 약탈하고 불태우는가 하면 양민을 도륙했다. 그러다 일본 운요호가 강화를 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우리나라가 일본에 굴복한 최초의 근대적 조약이 바로 강화도 조약이다. 이 불평등조약으로 인해 조선은 일본에 강제적으로 원산과 인천을 개항했다. 지금은 휴전선을 코앞에 두고 해병대 제2사단를 비롯해 전방 부대들이 주둔하며, 안보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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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카페 나라니 내부.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언제 이렇게 힙해졌어? 젊은이들 사로잡는 핫플레이스 3

‘나란히’라는 뜻을 품은 카페 나라니는 동화 같은 감성을 물씬 풍기는 공주풍 카페다. 도화지를 연상시키는 화이트톤 배경을 바탕으로, 곳곳에 전시된 예술작품과 아기자기한 소품, 알록달록한 인테리어가 아이들의 상상력을 마구 자랑한다.

잔디밭 위에 오두막처럼 건설된 이 카페에 오면 마치 제주도에 있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내부가 꽤 넓은데 좌석은 다닥다닥 붙어있지 않아 거리두기가 쉽다. 단, 주말에 방문할 때 한산한 시간대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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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문도 순무 탕수육과 속노랑 고구마 간짜장.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입구부터 뉴트로한 감성을 물씬 풍기는 금문도는 점심 장사밖에 하지 않는 콧대 높은 맛집이다. 다행인 것은 네이버 예약이 가능해 마냥 기다리거나 헛걸음 할 일이 없다는 점이다.

금문도 곳곳에는 셰프의 음식을 향한 열정이 느껴지는 문구가 붙어있다. 세 아이의 아빠로서 아이들에게 맛있고 건강하게 먹일 수 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메뉴 개발에 나섰다는 문구가 특히나 눈에 띈다.

보통 중화요리는 기름을 많이 쓰고 조미료를 많이 넣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데 이곳의 탕수육은 순무를 활용해 기름기는 줄이고 항암 작용과 이뇨 작용을 하는 영양소 함유량을 듬뿍 높였다. 다소 향이 강한 식자재를 사용한 만큼 오랜 시행착오 끝에 메뉴 개발에 성공했다고 한다.

강화도의 해풍을 맞고 자라 당도가 월등히 높은 속노랑 고구마로 만든 간짜장도 시그니처 메뉴다. 튀겨나온 바삭한 속노랑 고구마를 간짜장과 함께 비벼 먹으면 먹을 때마다 달콤함과 특유의 식감이 느껴져 남녀노소에게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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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마호가니 도레도레 내부.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강화도 마호가니 도레도레는 강화도에 방문한 사람 대다수가 방문하는 유명한 핫플레이스다. 마호가니는 노키즈존, 도레도레는 키즈존이다. 기호와 상황에 맞게 골라 들어가면 된다. 메뉴는 기존 프랜차이즈 매장과 흡사하지만, 규모는 압도적으로 거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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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마호가니 도레도레 정원.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카페 내부도 고급스럽고 화려하지만,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정원이다. 해 질 녘 풍성한 수국과 잘 관리된 유럽 식물 사이로 보이는 바다가 로맨틱한 감성을 한층 고조시킨다. 프러포즈 명소로도 유명한 이곳에서는 썸타는 남녀가 커플로 발전해 돌아온다는 말도 심심찮게 들린다.

certa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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