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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이민성 대전하나시티즌 감독과 최용수 강원FC 감독의 신경전에 불이 붙고 있다.
K리그2 대전과 K리그1 강원은 8일 대전 한밭운동장에서 승강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승격, 혹은 잔류라는 미션을 두고 두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대전은 K리그2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후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격 자격을 얻었다. 강원은 K리그1 11위에 머물며 강등 위기에 몰려 있다.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양 팀 사령탑은 승리를 위해 치열하게 물밑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민성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를 통해 최용수 감독에게 도발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이민성 감독은 “다들 아시겠지만, 도쿄 대첩에서 (최용수 감독이) 저에게 어시스트 해줬듯이 이번 (승강 플레이오프) 경기에서도 좋은 어시스트 해주길 바란다”라면서 승격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했다. 1997년 월드컵 예선 한일전에서 자신을 도쿄대첩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준 최용수 감독이 이번에도 조연으로 활약하길 바란다는 메시지였다.
여기서 끝내지 않았다. 이민성 감독은 “2부리그 생활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고 이번 1년 동안 생각했고, 최용수 감독님이 한 번도 겪어보지 않으셨으니 (2부리그)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면서 강원과 최용수 감독은 2022년을 K리그2에서 보내길 바란다는 마음까지 전달했다.
K리그에서 보기 드문 과감한 인터뷰였다. 일반적으로 K리그 사령탑들은 얌전하다. 경기 전 상대를 자극하는 말은 기피하는 성향이 강하다. 조심스럽게 서로를 배려하며 맞대결을 준비하는데 이민성 감독은 선배를 향해 제대로 한 방 먹였다. 보는 입장에선 흥미로운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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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에서 잔뼈가 굵은 최용수 감독도 가만 있지 않는다. 최용수 감독은 2차전 홈 어드밴티지를 이용하기 위해 물 밑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신경전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중요한 두 번째 경기를 홈에서 치르는 만큼 이 이점을 놓치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두 팀 모두 동기부여는 확실하다. 기업구단 전환 후 대전은 2년 차를 보냈다. 다음해에도 기회가 있긴 하지만 일단 손에 들어온 티켓을 잡아야 한다. 이민성 감독과 선수들 모두 1부리그 무대를 향한 갈망이 있다.
강원 사정도 다르지 않다. 강원은 이미 강등을 경험해본 팀이다. 두 번 다시 2부리그로 떨어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게다가 최용수 감독은 2부리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게 사실이다. FC서울에서 K리그 우승까지 경험한 지도자인데 강원에 오자마자 강등된다는 상상은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민성 감독의 도발에 최용수 감독은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했지만 속마음은 부글부글 끓고 있을지도 모른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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