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수
장현수.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김영권(31)에 이어 장현수(30)까지. 울산 현대가 이른바 ‘김앤장’ 콤비를 동시에 품으려는 의지는 홍명보 감독이 그토록 외친 ‘컨트롤러’와 궤를 같이한다.

최근 국가대표 수비수 김영권을 품은 올해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주역인 장현수까지 넘보고 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울산은 장현수 측과 큰 틀에서 대화를 나눴다. 지난 2012년 FC도쿄(일본)에서 프로로 데뷔한 뒤 광저우 푸리(중국) 등 해외에서만 커리어를 쌓은 그는 조심스럽게 K리그행을 타진하고 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장현수는 알 힐랄과 계약 기간이 내년 여름까지다. 알 힐랄은 선수로 전성기 나이인 장현수와 재계약을 추진할 의지다. 선수가 거부하고 이적을 추진하면 알 힐랄은 일정 수준 이적료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 구단은 장현수가 알 힐랄과 협의를 통해 자유계약(FA) 신분을 얻기를 바라고 있다. 알 힐랄이 아시아 무대 경쟁팀인 울산행을 쉽게 허락할지 미지수다. 설령 FA가 된다고 해도 장현수의 고액 연봉이 걸림돌이다. 그가 사우디에서 받은 연봉 수준을 대폭 삭감한다고 해도 울산은 이미 김영권에게 K리그 최고 수준 연봉을 지급했다. ‘오버페이’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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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 시절 김영권(왼쪽)과 장현수. 스포츠서울DB

울산이 다소 무리하게 장현수 영입에 나서는 건 홍 감독의 지적한 수비진의 약점 때문이다. 홍 감독은 과거 대표팀 사령탑 시절부터 수비 조직력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스리백이든 포백이든 전술에서 수비는 기본이다. 현역 시절 ‘아시아의 리베로’로 불린 홍 감독은 단순히 수비에 능한 것에 국한하지 않고 경기 전체를 컨트롤하며 이끌어주는 수비수를 선호한다. 올해를 끝으로 울산을 떠난 불투이스가 홍 감독에게 100% 믿음을 얻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불투이스는 강한 대인방어력은 갖췄지만 경기를 운영하는 면은 약하다. 게다가 다혈질이고 기복이 있는 편이다. 김기희도 대표급 역량이나, 간간이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등 불안 요소가 있다.

울산은 최근 3년간 전북 현대와 우승 경쟁을 하면서 승점이나 다득점에서는 대등하게 겨뤘다. 그러나 실점은 늘 많았다. 우승을 경쟁하는 팀으로 수비가 늘 불안 요소였다는 의미다. 홍 감독은 내년을 앞두고 수비 조직을 최대한 완성하겠다는 의지다. 다만 다수 대표 차출로 2년 차 시즌에도 제대로 된 동계전지훈련을 할 여건이 안 된다. 자신이 과거 연령별부터 A대표팀 사령탑을 했을 때 호흡을 맞춘 김영권, 장현수를 심는 건 이런 변수를 딛고 수비 조직력을 완성하는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이다. 장현수는 센터백 뿐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김영권과 또다른 형태로 팀에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2014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은 그는 이후 병역 대체 봉사활동 서류를 위조한 사실이 드러나며 3년 전 국가대표 자격 영구 박탈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전성기 나이에 국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축구 팬에게 사죄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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