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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된 ‘하얀 전쟁(1992년)’, 영화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1994년·이상 정지영 감독)’의 원작 소설가 안정효(80)씨에 대한 실명 성폭력 의혹이 제기돼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 위스콘신대-리버폴즈(University of Wisconsin-River Falls)에서 한국교류국장으로 일했던 재미교포 정영수(55)씨는 안 작가와 2016년12월 부터 10개월간 주고받은 이메일을 토대로 최근 ‘늦사랑 편지’라는 책을 펴내고, 여기에 성추행 관련 폭로를 담았다.
정씨는 자신이 일하던 미국 대학 행사를 위해 2016년 11월 한국을 방문해 안씨에게 초청 의사를 전달했고, 다음 달인 12월 초 정씨가 안씨에게 이메일을 보내면서 온라인 교류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2017년 5월 말부터 이메일을 통해 본격적으로 사적인 감정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여러 번 완곡한 거절에도 ‘사랑 고백’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정씨가 안씨가 보낸 이메일이라며 책에 공개한 내용에는 안씨가 사랑을 고백하는 글들이 많다. 반복적인 구애와 함께 때로는 신체 특정 부위에 입을 맞추고 싶다거나 만지는 꿈을 꿨다는 성희롱성 글귀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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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는 이메일 내용이 불쾌했지만 안씨가 한국의 해 행사에 참석한다는 것을 학교 쪽에 이미 알린 터라 관계를 단절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후 안씨는 2017년 10월 위스콘신대-리버폴즈의 ‘한국의 해’ 행사 참석차 현지를 방문했고 다른 초청 인사들과 함께 숙소였던 정씨 집에 머물게 됐는데, 당시 안씨가 속옷 차림으로 자신이 자던 방에 들어왔다가 비명을 지르나 나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씨는 연합뉴스에 “너무 컴컴해 (1층으로) 스탠드(이동식 전등)를 가지러 내려갔고, 이것을 가지고 올라가도 되느냐고 물어보니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방문은 열려 있었고, 방에도 들어가기 전이었다”고 반박했다.
책에는 2021년 2월 정씨가 안씨에게 책 출간 계획을 알린 뒤 안씨가 보냈다는 이메일 4통도 실렸다. 여기에는 정씨에 대한 비난과 함께 성범죄 피해 여성을 폄훼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표현도 담겼다.
정씨는 안씨가 위스콘신대-리버폴즈 총장에게 보내겠다며 영어로 된 편지를 이메일에 첨부했다면서 편지 전문을 번역해 소개하기도 했다.
관련 글에서 안씨는 “방의 조명이 너무 어두워서 강연 원고를 읽을 수가 없길래 스탠드를 빌릴 수 있나 물어보러 그녀의 방으로 내려갔다. 나는 속옷만 입고 있었는데, 우리가 한국에서 두 번이나 한 침대에 있었고, 그녀가 내 다리 사이를 더듬거리기도 해서 신경 쓰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녀는 소리를 질렀고, 나를 강간범 취급을 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정씨는 연합뉴스에 “일고의 가치도 없다. 많은 경우 성 관련 범죄에서 볼 수 있는 똑같은 패턴”이라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덤터기를 씌우며 자신이 오히려 피해자라는 식의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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