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3000m 계주
13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파이널A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이유빈(47번)이 울먹이는 막내 서휘민(38번)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다. 서휘민은 애초 올림픽 멤버가 아니었으나, 심석희 김지유의 탈락으로 대타로 나왔다. 베이징|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같이 연습했던 김지유, 박지윤 언니한테도 감사합니다.”(이유빈)

“(심석희·김지유 엔트리 탈락으로) 올림픽에 갑작스레 오게 됐는데, 메달까지 따다니 언니들에게 감사해요.”(서휘민)

13일 저녁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파이널A. 네덜란드, 중국, 캐나다와 펼친 레이스에서 초반 4위, 3위 등으로 처져 있다가 막판 최민정의 스퍼트로 은메달을 일궈낸 한국 선수들은 경기 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멤버에 끼지 못한 선수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열린 2021~2022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심석희(25·서울시청)가 1위, 최민정(24·성남시청)이 2위, 김지유(23)가 3위, 이유빈(21·연세대)이 4위, 김아랑(27·고양시청)이 5위를 차지해 5명이 원래 이번 베이징 멤버였다.

그러나 한국팀 넘버3 김지유는 지난해 10월과 11월 열린 2021~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4차 시리즈 때 발목이 부러져 재활을 해왔고, 지난 1월10일께 대표팀에 복귀했으나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아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맛봤다. 그는 자신의 베이징올림픽 멤버 탈락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언론에 호소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선발전 1위 심석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 최민정 등 팀 동료를 비방하는 메시지를 당시 대표팀 코치와 주고받은 것이 특정매체를 통해 뒤늦게 폭로되는 바람에 우여곡절 끝에 이번 베이징 무대에 설 수 없게 됐다. 빙상계 품위 손상을 이유로 대한빙상경기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자격정지 2개월의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최종엔트리 제출 시점에 임박해서야 최민정, 이유빈, 김아랑에다가 서휘민(20·고려대)과 박지윤(23·한국체대)이 대표선발전 순위에 따라 베이징행을 거머쥐었다. 같이 호흡을 맞출 시간이 짧았던 이유이기도 했다.

그런데 박지윤은 여자 3000m 계주 세미파이널과 파이널에 출전할 기회를 잡지 못했고, 파이널A에 뛴 김아랑 최민정 서휘민 이유빈 등 4명 만이 시상대에 오를 수 있었다. 다른 올림픽 때 같으면 계주 멤버에 포함된 5명이 모두 한번씩은 경기에 뛰어 시상대에 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한국팀에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이번에 3번째 올림픽 무대인 김아랑은 “내가 올림픽 선발전에서 5위를 했다. 원래 계주만 출전하게 돼 있었는데, 마지막 시점에 개인전에도 출전하게 됐다. 누군가에게 소중한 기회를 제가 조그만 실수로 날려버릴까 걱정했다”면서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박지윤 선수는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된다”고 아쉬워했다.

박지윤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엔트리 포함이 불분명한 상황에서도 대표팀 훈련에 참여해 동고동락해왔다. 이날 4명이 시상대에 오른 한국과는 달리 동메달을 딴 중국은 판커신을 비롯해 5명이 메달을 목에 걸고 좋아했다.

한국팀의 이번 은메달은, 월드컵 1~4차 대회 때 한번도 같이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는 4명이 일궈낸 결과에서 더욱 값지다고 할 수 있다. 김아랑은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이 멤버로 스케이트를 탄 경우는 없었다. 변수가 많았다. 그래도 짧은 기간 훈련이었지만 준비한 것만 보여주자 했는데 다 보여주니 후련하다”고 했다. km100@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