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유영의 스파이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출전하는 유영이 14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공식 훈련을 하며 스파이럴을 선보이고 있다. 베이징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연아 키즈’ 유영(18·수리고)이 꿈의 오륜기 앞에 드디어 선다.

유영은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격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 훈련을 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은 그는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에서 한국 선수로는 2009년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두 대회 연속 메달(유영은 동메달 2개)을 거머쥐었다.

‘포스트 김연아’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유영은 이번 올림픽에서 필살기로 꼽히는 트리플 악셀(공중 세 바퀴 반) 점프를 앞세워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여자 싱글 ‘톱5’ 진입을 목표로 두고 있다. 김연아는 2010 밴쿠버 대회에서 금메달을, 2014년 소치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영은 4년 전 평창 대회를 앞두고 대표 선발전에서 총점 204.68점으로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여자 싱글 200점을 돌파했다. 다만 올림픽 출전 연령 제한(만 16세 이상)에 걸려 꿈의 무대에서 연기하지 못했다. ‘유영 특별법’을 만들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당시 그가 올림픽에 나서지 못하는 것에 비판이 따랐다. 하지만 유영은 스스로 훌훌 털어내고 오로지 2022년 베이징만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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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유영의 모습.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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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2월 유영이 12일 오후 서울 노원구 태릉빙상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변수가 존재했으나 강한 의지를 품으며 기량을 갈고닦았다. 마침내 지난해 12월과 올 1월 열린 베이징 올림픽 대표 1,2차 선발전에서 여자부 1위를 차지하며 올림픽 티켓을 손에 넣었다.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싱가포르로 간 유영은 2010 밴쿠버 대회에서 김연아의 우승을 보고 피겨를 시작한 ‘연아 키즈’다. 오래전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연아 언니) 우승하고 나서 엄마가 너무 감동했고 나도 감동했다”며 “둘이 싱가포르에 있는 링크장에서 스케이트를 탔고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김연아가 세계 최정상으로 발돋움하는 데 쇼트프로그램 곡으로 사용한 ‘죽음의 무도’와 ‘007메들리’에서 가장 큰 영감을 받았다.

김연아의 발자취를 따른 유영은 국내 여자 피겨 선수 중 유일하게 트리플 악셀을 구사한다. 그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전체 30명 선수 중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구사하며 역대 최고 선수로 꼽히는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 다음인 27번째(5조 세 번째)로 출전한다. 발리예바는 도핑 규정 위반으로 여자 싱글 경기 출전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14일 도핑 위반 통보를 받은 러시아반도핑기구가 발리예바의 징계를 철회한 것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ISU가 제기한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유영으로서는 다소 부담이 따르지만 자기 자신과 싸움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지난 9일 베이징에 도착한 뒤 순조롭게 현지 아이스에 적응 중이다. 쇼트프로그램 곡 ‘레프트오버’ 선율에 맞춰 트리플 악셀을 비롯해 기본 요소를 점검해왔다. 지난달 에스토니아에서 끝난 ISU 4대륙선수권에서는 트리플 악셀 시도 중 넘어져 6위에 그쳤으나 베이징에서는 최상의 연기를 다짐하고 있다.

한편, 유영과 이번 대회에 나서는 김예림(19·수리고)은 4조 첫 번째로 연기한다. 전체 30명의 선수 중 19번째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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