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_poster

[스포츠서울|조은별기자]“김희선이 홈쇼핑에 왜?”

경기도 수원에 사는 주부 조경은 씨는 지난 13일, 저녁식사를 마친 뒤 홈쇼핑 채널을 시청하다 배우 김희선이 출연한 장면에 채널을 고정했다. 해당 방송은 1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블랙의 신부’ 출연진이 드라마를 홍보하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연예인이 홈쇼핑에 출연할 경우 화장품이나 식품 등을 판매하며 보조호스트 역할을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구성이 흥미를 끌었다. 조씨는 “홈쇼핑을 본 뒤 어떤 드라마일지 궁금해 넷플릭스 공개 뒤 시청했다”고 밝혔다.

다매체 시대, 드라마와 홍보의 프레임이 변하고 있다. 플랫폼이 다각화되면서 기존 방송, 신문, 포털사이트 등을 통한 홍보를 넘어 다양한 플랫폼에서 기발한 형식의 홍보전이 펼쳐지고 있다.

‘블랙의 신부’는 최상위권 결혼정보회사 렉스를 배경으로 한 불륜 복수극이다. 홈쇼핑에서는 주연배우 김희선, 이현욱, 차지연, 박훈, 정유진 등이 출연해 30분 동안 드라마 줄거리와 인물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블랙의 신부’라는 작품의 장르와 특성이 홈쇼핑 채널 시청자 타깃과 잘 맞는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홈쇼핑 라이브 방송 뿐만 아니라, 2차 영상 제작으로 주요 시청층이 아닌 시청자들에게도 다가갈 수 있는 바이럴 효과를 기대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0004726425_001_20220720131801048

결과적으로 ‘블랙의 신부’의 홈쇼핑 론칭은 입소문을 낳으며 업계 새로운 롤모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주연배우 이현욱은 최근 스포츠서울과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신선한 경험이었다. 연기자들이 생방송 때 긴장하곤 하는데 베테랑인 김희선 선배님이 에너지 넘치게 후배들을 이끌었다”며 “물건을 파는 홈쇼핑에서 드라마 홍보 사례는 우리가 처음이라고 하는데 새로운 길을 여는 느낌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넷플릭스 측도 “여러 커뮤니티에서도 신선한 기획이었다는 반응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달 3일 개봉하는 영화 ‘비상선언’은 카카오 쇼핑라이브에서 티켓과 굿즈를 결합 판매한 ‘비상선언’ 특집 라이브 방송을 지난 20일 진행했다. 유튜버 ‘백수골방’의 진행 하에 CGV 골든티켓과 전용 관람권 및 패키지 상품을 판매했다.

특히 영화가 항공재난을 다룬 만큼 비행기 콘셉트에 맞춰 이코노미, 비즈니스, 퍼스트클래스 패키지와 기내식 패키지 2종으로 구성해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었다. 해당 상품은 판매 1분만에 매진됐다.

‘비상선언’ 배급사 쇼박스 측은 “홈쇼핑, 라이브쇼핑 채널 등은 기존 영화 관객 타깃을 포함해 폭넓은 이용자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 프로모션에도 적합한 플랫폼이다. 이번 ‘비상선언’ 판매 역시 방송을 시작하고 1분만에 IMAX 패키지와 4DX 패키지가 모두 판매돼 예상보다 더욱 높은 관객들의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CGV 카쇼라 통해 \'비상선언\' 관람 포인트 및 굿즈 소개

K콘텐츠가 커머스와 손잡은 것은 지난 2015년 가수 루시드폴이 처음으로 시도했다. 당시 루시드폴은 정규 7집 한정판 앨범 및 동화책, 엽서, 직접 재배한 귤을 패키지로 묶어 9분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평소 감성적인 음악을 선보이며 대중과 접점이 없던 루시드폴의 파격적인 홍보 방식에 가요계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루시드폴을 지원사격하기 위해 소속사 안테나 식구들이 총출동한 것도 매진에 적지 않은 힘을 보탰다.

이후 그룹 슈퍼주니어 등이 홈쇼핑에서 앨범과 패딩점퍼를 판매해 매진사례를 빚기도 했다. 영화계에서는 지난 2018년 배우 공효진이 자신이 주연으로 나선 영화 ‘도어락’ 홍보차 홈쇼핑에서 예매권을 판매한 바 있다.

SSI_20151211133657_V_99_20151211142110

플랫폼이 다양해졌다고 고전적인 홍보방식이 홀대받는 건 아니다. 영화 ‘외계+인’, ‘한산:용의 출현’, ‘비상선언’, ‘헌트’ 등 이른바 한국영화 빅4 개봉작 출연 배우 및 감독들은 전국 각지를 돌며 관객과의 만남, GV 등을 이어가고 있다.

한 영화홍보대행사 대표는 “팬데믹 시대를 거치면서 배우들도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배급사, 마케터들과 머리를 맞대며 고민하고 있다. 플랫폼과 방식만 다를 뿐 관객을 만난다는 본질은 모두 같다”고 강조했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넷플릭스, gs홈쇼핑 화면캡처, 쇼박스, CJ O쇼핑화면캡처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