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009 한국시리즈 기아-SK
2009년 10월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때려낸 KIA 나지완(가운데)이 포효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9회말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 나지완(37·KIA)이 유니폼을 벗는다.

KIA는 1일 ‘나지완이 구단과 면담을 통해 은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2008년 신인 2차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순위 대졸(단국대) 신인으로 입단한지 14년, 통산 1472경기를 소화한 뒤 제2의 인생을 준비한다.

나지완은 “성장하는 후배들과 팀 미래를 위해 깊은 고민 끝에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기로 결심했다”며 “15년간 팬 여러분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베테랑으로서 역할을 해야할 때 부상과 부진으로 보답하지 못해 마음이 무겁다. 최고의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마음속 깊이 새기며 살겠다”고 말했다.

구단은 나지완의 은퇴식과 향후 진로는 차차 협의하기로 했다.

1군 통산 성적은 221홈런 1265안타 862타점 668득점 타율 0.277이다. 입단 2년차던 2009년 SK(현 SSG)와 치른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팀의 10번째 우승이자 기아그룹의 첫 번째 우승을 선물하는 끝내기 홈런은 아직도 많은 팬의 뇌리에 남아있다. 2017년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도 대형 홈런을 때려내는 등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터트려 팬들을 환호하게 했다. 221홈런은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다 홈런이다.

나지완
KIA 나지완.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신인 때부터 개막전 4번타자(구단 최초) 타이틀을 달만큼 기대주였다. 부진할 때도 많았지만, 주축 선수가 줄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을 때 홀로 타선을 끌어갈 때도 있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통해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는 등 시대를 풍미한 타자로 남았다.

올해는 김종국 감독이 선언한 ‘외야 무한 경쟁’ 기조 속 기회를 잡지 못했고, 퓨처스리그에서도 41경기에 나서 2홈런 16타점 타율 0.233로 인상적인 활약을 못했다. 확대엔트리가 시행되는 1일에도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한 나지완은 장고 끝에 유니폼을 벗기로 했다. 2015년 최희섭 2019년 이범호, 2020년 김주찬에 이어 나지완까지 은퇴를 선언해 201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타이거즈 타선 주축들이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게 됐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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