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울산
울산 레오나르도가 1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정규리그 최종라운드(33라운드) 수원FC와 홈경기에서 전반 10분 페널티킥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와 세리머니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기자] “5점 차는 큰 점수 차이라고 본다. 프레시하게 파이널A 대비하겠다.”

두려움은 결국 용기로 바뀌었다.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수원FC전에서 3경기 만에 승전고를 울린 뒤 다부진 목소리로 말했다. 올해만큼은 ‘전북 징크스’를 깨고 17년 만에 울산에 K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기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울산은 1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정규리그 최종라운드(33라운드) 수원FC와 홈경기에서 전반 10분 레오나르도, 후반 21분 이청용의 연속포로 2-0 완승했다. 승점 66(19승9무5패)을 기록한 울산은 같은 날 승점 3을 추가한 2위 전북 현대(승점 61)와 승점 격차를 5로 유지하며 선두에 매겨졌다. 울산은 스플릿 라운드(파이널A)에서 우승을 정조준하게 됐다.

최근 5경기에서 단 1승(2무2패)에 그치며 울산은 한때 10점 이상 벌어졌던 전북과 승점 차가 5로 좁혀지며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전북에 역전 우승을 허용한 트라우마가 재생하는 분위기였다. 홍 감독은 나흘 전 인천 원정(0-0 무) 이후 “두려움에 용기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웠지만 수원FC전을 앞두고 홍 감독과 선수 모두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홍 감독은 “울산이 최근 몇 년 간 이런 분위기에 휩쓸렸는데 특별한 답은 없더라. 그렇다면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며 하나가 돼 긍정의 힘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수에게 “더 가볍게, 힘내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호랑이군단 일원도 화답했다. 인천전과 비교해서 선발 요원이 6명이나 바뀌었다. 이들은 에너지를 충전한듯 맹렬한 기세로 수원FC를 몰아붙였다. 4경기 만에 선발 기회를 잡은 최전방 공격수 레오나르도는 전반 10분 페널티킥을 끌어낸 뒤 직접 키커로 나서 오른발 결승골을 넣었다. 인천전에 뛰지 않았지만 선수단과 동행하며 마음을 나눈 주장 이청용은 후반 21분 골문 왼쪽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슛으로 쐐기포를 책임졌다.

이청용
울산 현대 이청용이 후반 오른발 추가골을 터뜨린 뒤 서포터를 향해 웃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은 지난 인천전에서 유효슛 비율(12개 중 4개)이 33%에 그쳤다. 이날엔 16개 슛(수원FC 7개)을 시도해 68%인 11개를 유효 슛으로 연결했다. 올 시즌 평균 유효슛 비율(62%)을 웃돌았다. 장염 증세를 보인 베테랑 김영권도 최후방 수비진에 복귀해 정승현과 철벽 방어를 펼쳤다. 승점을 따내야 파이널A 자력 진입이 가능했던 수원FC를 상대로 울산 공수진 모두 90분 내내 높은 집중력을 뽐낸 것이다.

이청용은 “인천전 명단에 들지 못했지만 주장으로 함께 하고 싶었다. (울산으로) 내려오며 서로 아쉬운 점과 개선해야 할 점을 나눴다”며 원 팀으로 뭉친 게 반전 동력이었음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트라우마 등) 얘기가 들리는 데 지난 일은 과거다. 이 시점에 우리 모두 무엇이 중요한지 안다”며 스플릿 라운드에서 오름세를 잇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전북은 수원 삼성 원정에서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조규성의 PK 동점포와 바로우의 멀티골을 앞세워 3-2 역전승했다. 3연승 가도를 달린 전북은 울산이 승점 3을 추가하면서 격차를 좁히진 못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울산을 쫓는 입장이다. 선수의 경험, 노하우 살려서 싸울 것이다. 하던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며 4년 연속 역전 우승 희망을 놓지 않았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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