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수
LG 투수 진해수.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고)우석이, (정)우영이, (이)정용이가 정말 중심을 잘 잡았어요. 시즌 내내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들이 있었던 덕분에 다른 불펜투수들도 다 올라왔습니다.”

논쟁의 여지가 없는 최강 불펜진이다. 구원왕과 홀드왕을 배출한 것을 물론 대부분의 기록에서 최상단에 자리한다. 불펜진 평균자책점(2.89)부터 피안타율(0.227), 피OPS(출루율+장타율:0.647) 등에서 1위에 올랐다. 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조화다. 지난해 전원필승조 영역을 확장했다. 고우석, 정우영, 이정용 영건 트리오는 물론 김진성, 송은범 고참 듀오와 진해수, 김대유, 최성훈, 이우찬 왼손 4인방까지 중간투수 모두가 이닝을 분담하며 승리를 지킨 LG 불펜진이다.

쉽게 이뤄진 일은 아니다. 4, 5년 전만 해도 LG는 불펜이 약점으로 꼽혔다. 좌투수가 부족했고 진해수 홀로 많은 이닝과 경기를 담당했다. 2015시즌 중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은 진해수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연속 65경기 이상을 던졌다. 보통 투수라면 부상 혹은 체력적 한계와 마주해 안식년을 거치게 되는데 진해수는 늘 두 자릿수 홀드를 올리며 팀 승리를 지켰다.

이후 지원군이 합류했다. 지난 시즌 김대유와 최성훈이 도약해 진해수의 짐을 덜었고 올해는 이우찬도 가세했다. 자연스럽게 이전보다 경기수와 이닝수가 줄었지만 꾸준히 홀드를 쌓으며 역대 세 번째 150홀드 고지에 올랐다.

진해수는 “점점 좋은 투수들이 많아지면서 시너지 효과가 난다. 중간투수들이 워낙 좋으니까 이에 따른 경쟁심도 생긴다”며 “늘 더 잘 던지려 하면서 더 강한 불펜진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올시즌 LG 중간투수들의 호투 비결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불펜에서 좌투수 4명이 공유하는 부분도 많을 것 같다’는 얘기에 “네 명이 같은 왼손이지만 스타일은 조금씩 다르다. 서로 똑같은 부분을 공유하기 보다는 상대 타자의 최근 영상을 함께 보면서 논의하고 각자에게 맞는 전략을 세운다”면서 “오늘 상대하는 팀 좌타자들의 최근 영상을 분석팀이 늘 만들어준다. 이를 집중해서 보면서 어느 코스에서 배트가 잘 나오고 어느 코스는 나오지 않는지 서로 얘기하면서 파악한다”고 답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임무도 마찬가지다. 진해수를 포함한 LG 왼손 중간투수들은 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혹은 KT의 강한 좌타자와 마주한다. 키움에는 이정후, 김혜성, 송성문, KT에는 강백호, 조용호, 김민혁 등이 있다. 올시즌 진해수는 키움 세 좌타자를 상대로 총합 9타수 1안타(이정후 상대 5타수 1안타로 이정후에게만 안타 허용)로 활약했다. KT 세 명의 좌타자에게는 총합 5타수 무안타로 더 강했다.

진해수는 포스트시즌 무대를 바라보며 “일단 올해는 정규시즌 마무리가 정말 좋았다. 지난 2년 동안에는 마무리가 많이 아쉬웠다. 포스트시즌은 마무리를 잘 한 팀들이 결과도 잘 내더라. 우리도 올해는 좋게 끝냈으니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경기에서는 실투를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좌투수 공을 잘 치는 좌타자들도 있지만 실투를 최대한 줄이면 잡을 수 있다”고 다짐했다.

덧붙여 “각오는 됐다. 정규시즌에서 코치님들이 관리 잘 해주셔서 지금 부상 당한 선수도 거의 없다. 반지만 받을 수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일주일 연투도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토]LG 진해수, 리드를 지켜야 해!
LG 진해수가 8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삼성과의 경기 8회초에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마지막으로 진해수는 특급 불펜진을 구축하는데 젊은 투수들의 역할이 컸다며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고)우석이, (정)우영이, (이)정용이가 정말 중심을 잘 잡았다. 시즌 내내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들이 있었던 덕분에 다른 불펜투수들도 다 올라왔다. 올해 우리 불펜이 잘 된 건 후배 투수들의 역할이 정말 컸다”고 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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