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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기자] “그냥 다시 경기 한거죠.”
1차전에서 허무한 패배를 당했다. 그야말로 ‘자멸’했다. 그랬는데 내리 2연승이다. 다른 팀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차전 이후 무엇이 변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딱히 변한 것은 없다. 덤덤하게 다시 준비했단다.
키움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 플레이오프 3차전 LG와 경기에서 임지열의 대타 결승 투런포와 이정후의 솔로포가 백투백으로 터지며 6-4의 승리를 거뒀다. 0-2에서 3-2로 뒤집었고, 다시 3-4로 밀렸다. 그리고 홈런 두 방으로 3점을 만들며 이겼다.
1패 후 2승이다. 1승만 더 하면 인천으로 SSG를 만나러 간다. 시리즈 시작 전만 하더라도 LG의 우세를 점치는 쪽이 더 많았다. 객관적인 전력상 LG가 위라는 평가에 더해 키움이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치르고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1차전은 LG가 챙겼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키움이 알아서 무너졌다. 실책 4개를 범했고, 실책성 플레이도 몇 차례 나왔다. 야시엘 푸이그의 홈런포가 터지는 등 어느 정도 힘을 내기는 했으나 내준 점수가 너무 많았다. 반대로 LG의 수비는 견고하기 그지없었다.
2차전은 전혀 달랐다. 1회 상대 포일로 선취점을 냈고, 2회에는 집중타에 상대 실책을 더해 대거 5득점에 성공했다. 4회초에도 추가 1점. 7-2에서 7-6까지 쫓기기는 했지만, 끝까지 1점 리드를 지켜냈다. 반격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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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3차전까지 잡았다. 엎치락뒤치락하는 경기가 됐으나 뒷심으로 이겼다. 1차전 내용과 결과만 놓고 봤을 때 LG가 쉽게 시리즈를 챙기는 듯했다. 그러나 키움 선수들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27일 고척에서 만난 김태진에게 1차전 후 선수단 분위기를 물었다. “그냥 똑같았다. 어차피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이다. 선수들끼리 ‘다시 해보자. 잘해보자’고 했다. 그냥 그렇게, 똑같이 다시 경기 준비를 했고, 2차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한껏 기세가 오른 상태에서 플레이오프에 왔다. 너무 달아오른 분위기. 독이 됐다. 1차전 4실책이 여기서 비롯됐다. 홍원기 감독이 “선수들의 흥분을 가라앉혀야 할 것 같다”고 했을 정도다. 침착과 냉정을 강조했다.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2차전에 임했다.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지만, 결국 또 다른 경기일 뿐이다. 평범한 진리지만, 잘 안 되는 경우도 많다. 베테랑 이용규가 팀원들을 잘 다독였고, 선수단 전체적으로 금세 다잡았다. 그 결과물이 2연승이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홍 감독은 “잠실에서 1승 1패를 한다면 고척에서 승부를 걸어볼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딱 그렇게 됐다. 1차전의 어수선함은 1차전으로 끝났다. 이후 2연승을 했으나 이것도 지나간 일이다. 4차전에 다시 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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