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역전 허용한 김광현
SSG 선발투수 김광현이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1차전 키움과 경기 6회초 2사2루 상대 이지영에 적시타를 허용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문학=장강훈기자] ‘스마일 K’가 돌아왔지만 야수가 도와주지 못했다. ‘실책은 한 번으로 끝내야 한다’던 다짐도 공염불이 됐다. 김광현(34·SSG)이 1453일 만의 한국시리즈 선발등판에서 웃지 못했다.

김광현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 한국시리즈(KS) 1차전에 선발등판해 5.2이닝 동안 5안타 3볼넷 4실점(2자책)했다. 5회 1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지만, 첫 안타를 내준 뒤 흔들렸다. 정규시즌 때 자주 호흡을 맞추지 않았던 포수 김민식의 보이지 않는 실수에, 허둥댄 외야수들이 김광현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지난달 5일 잠실 두산전 이후 27일 만에 마운드에 선 김광현은 1회초 상대 리드오프 김준완에게 시속 149㎞짜리 강속구를 꽂아 넣으며 ‘왕의 귀환’을 선언했다. 충분한 휴식으로 체력을 회복했고, 준비 기간 동안 치른 평가전에서 두 차례 선발등판하는 등 구위도 가다듬었다. 2구째 슬라이더가 시속 140㎞까지 측정돼 컨디션이 좋다는 것을 알렸다.

[포토] 김광현 \'내가 잡았어\'
SSG 선발투수 김광현이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1차전 키움과 경기 5회초 상대 김태진의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하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쾌속질주였다. 이날 주심을 맡은 박기택 심판위원의 스트라이크존은 들쑥날쑥했지만, 김광현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아쉬운 표정을 짓다가도 투구할 때는 집중했다. 1회 김준완 2회 야시엘 푸이그 등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켰지만, 후속 타자들을 깔끔하게 잠재웠다. 5회초 선두타자 김태진을 투수 땅볼로 처리할 때까지 24타자를 만나 단 한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투구였다.

그러나 5회 1사 후 이지영에게 체인지업을 던지다 우전 안타를 허용한 뒤 밸런스가 살짝 흐트러졌다. 팽팽하게 유지하던 긴장감에 균열이 생긴 것을 감지해 조웅천 투수코치가 한호흡 쉬어줬다. 김휘집의 투수 키 넘는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유격수 박성한이 잡아 선행주자를 지울 때까지만 해도 위기없이 이닝을 끝내는 듯했다.

[포토] 김민식 \'늦었어\'
SSG 포수 김민식이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1차전 키움과 경기 5회초 2사1루 상대 송성문 안타 때 실책으로 실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그러나 송성문의 우중간 안타를 우익수 한유섬이 한번에 포구하지 못했다. 타격과 동시에 스타트한 김휘집은 지체없이 3루로 향했는데, 스피드를 줄이지 않고 홈으로 달렸다. 당황한 커트맨(김성현)이 홈에 악송구해 김휘집의 무모한 주루플레이가 허슬로 변했다. 1사 3루에서 김준완에게 볼넷을 내준 김광현은 이용규 타석 때 또 한점 내줬다. 바깥쪽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포수 김민식의 미트가 따라가지 못한 것. 허무하게 동점을 내줬다.

3-2로 다시 앞선 6회초에는 선두타자 이정후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김혜성을 삼진 푸이그를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내 이닝을 끝내는 듯했다. 그러나 김태진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게 또 한번 발목을 잡았다. 중견수 앞에 떨어진 타구가 왼쪽으로 불규칙 바운드를 일으켰다. 최지훈은 역동작에 걸렸고, 공은 뒤로 흘렀다. 발빠른 이정후가 홈을 밟아 동점이 됐다.

[포토]동점 허용하는 SSG 최지훈의 실책성 플레이
SSG 중견수 최지훈(오른쪽)이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KBO리그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 6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키움 김태진의 2루타 때 타구를 잡으려다 놓치자 우익수 한유섬이 공을 쫓고 있다.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힘이 빠진 김광현은 이지영에게 중전 적시타를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99개를 던졌다. 2018년 11월9일 두산과 KS 2차전 이후 1453일, 우승을 확정하던 11월12일 이후 1450일 만에 KS 무대를 밟았지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날만큼은 야수들, 특히 포수의 도움을 받지 못한 불운의 에이스였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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