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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으로 돌아온 양의지가 구단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NC 김택진 구단주님께 죄송하다.”

고뇌의 시간이었다. 처음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했을 때보다 부담도, 고민도 더 컸다. 구단주가 직접 영입경쟁에 뛰어든 이례적인 일의 당사자이니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가족회의 끝에 결론을 내렸고, 새벽이슬을 맞으며 상경하는 길에도 ‘선택이 맞았을까’를 되짚었다. 장고 끝에 친정으로 돌아온 양의지(35)는 그래서 첫 소감으로 “NC 김택진 구단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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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양의지가 22일 잠실구장 내 두산 베어스 사무실에서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양의지는 22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FA 계약을 체결했다. 4+2년 총액 152억원으로 역대 최고 대우다. 첫 4년간 계약금 44억원 포함 110억원을 받고, 2026년 시즌 후 인센티브를 포함해 2년간 최대 42억원을 더 받을 수 있다. 플러스 2년은 선수가 선택하도록 계약했다. 두산으로서는 파격적인 대우다. 구단주가 직접 양의지를 만나 설득했고, 21일 오후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웰컴백! 양사장’이라는 게시글을 올려 쐐기를 박았다.

계약 직후 스포츠서울과 통화한 양의지는 “과분한 대우를 해주셔서 감사하다. 책임감을 갖고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서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다. 아픈 곳 없이 시즌을 치르는 게 가장 중요하므로 몸 관리에도 더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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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최대어 양의지. 사진제공 | NC 다이노스

NC와 두산이라는 선택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던 그는 가족회의를 통해 서울 복귀를 선택했다. 그는 “아이들도 있어서 고려할 게 많았다”면서도 “어젯밤(21일) 늦게 결정했고, 오늘 아침에 창원에서 서울로 올라왔다”고 밝혔다. 두산을 선택한 결정적인 계기는 6년간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선수 욕심이 다 그렇지 않나. 이대호 선배가 은퇴하시는 모습을 보니 ‘나도 그정도, 그보다 더 오래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정의 기량에 은퇴하시는 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산 복귀는) 기대를 안했는데, 구단주께서 직접 말씀을 해주시는 등 정성을 쏟았다. 감독님께서도 공개적으로 포수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는 등 내가 필요하다는 어필을 하시지 않았나. 큰돈도 주시고, 6년간 유니폼을 입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으니 열심히해야겠다는 마음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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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으로 돌아온 양의지(오른쪽)가 전풍 대표이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두산 박정원 구단주의 적극적인 구애가 화제였지만 NC 김택진 구단주도 못지않게 정성을 쏟았다. 양의지는 “김택진 구단주님께서도 식사를 함께 하면서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다. 지난 4년간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점도 두산 복귀를 고민하게 만든 배경”이라며 “많이 좋아해주시고 응원보내주신 NC 팬들께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실망하신 NC 팬들을 위해서라도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창원으로 다시 내려가 이사 준비를 해야한다는 양의지는 “두산은 젊은 투수들이 많아서 분석을 시작해야할 것 같다. 잘 파악해서 팀이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자신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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