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52529
울산 현대 엄원상.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기자] “내 과격한 세리머니, 팀에 이득이 됐다.”

‘현대가 더비’로 치른 2023시즌 개막전에서 귀중한 동점골로 팀의 역전승을 이끈 엄원상(울산 현대)이 다부진 목소리로 말했다.

엄원상은 25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개막전 전북과 홈경기에서 팀이 0-1로 뒤진 전반 43분 오른발 동점골을 터뜨리며 2-1 역전승이 도화선 구실을 했다. 울산은 전반 중반까지 아마노 준, 이동준 ‘두 울산 출신’ 공격수를 앞세운 전북의 공세와 압박에 고전했다. 그러나 그가 전반 막판 바코의 전북 수비진 맞고 흐르자 집중력을 놓지 않고 동점골로 연결, 분위기 반전을 끌어냈다.

엄원상은 지난해 광주FC에서 울산으로 이적한 뒤 커리어 첫 한 시즌 두자릿수 득점(12골)을 기록하며 날아올랐다. 그러나 선배 이청용에게 밀려 아쉽게 최우수선수(MVP)를 품지 못했고, 카타르 월드컵 본선 엔트리에도 빠지면서 팀의 리그 우승에도 허탈한 마음이었다.

그는 개막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MVP 등) 수상 욕심이 있었는데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난 (선수 생활이) 길게 남았기에 많은 기회가 있으리라고 본다. 올해 수상을 목표로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동점골에도 후반 11분 루빅손과 교체돼 물러났다. 벤치에서 그는 허벅지를 얼음으로 감쌌다. “오랜만에 뛰다보니 (햄스트링에) 무리가 갔다”고 밝힌 엄원상은 “큰 문제는 아니다. 다음 경기 준비하려고 감독께서 무리하지 말라고 빼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 전 선수끼리 나눈 얘기를 묻자 “우리와 전북엔 좋은 선수가 많다. 투쟁심 얘기가 가장 크게 나왔다. 사소하고, 작은 것부터 지지 말자고 했다”고 밝혔다.

평소 내성적인 엄원상은 동점골 직후 어느 때보다 격렬하게 세리머니를 했다. 전북 원정 응원석을 향해 ‘쉿 동작’을 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선제 실점하고 나서 팬이 실망하는 게 많이 보였다. 전북 팬이 워낙 크게 응원하더라. 우리 팬이 기죽지 않도록 강하게 한 것 같다. 그로 인해 팬의 사기가 올라왔고, 우리가 그 응원을 받아서 이길 수 있었다. 내 세리머니가 과격해도 우리 팀엔 이득이었다”고 웃어 보였다.

올 시즌 다시 울산에 합류한 최전방 공격수 주민규와 호흡에 대해서는 “상대 선수가 민규 형을 의식하더라. 2~3명이 붙는 게 느껴졌다. 내 골 장면도 보면 (수비가 주민규에게 붙어)가운데가 비어 있을 정도였다. 민규 형 존재가 크게 느껴진다”며 “지난해 아쉽게 득점왕하지 못했지만 내가 민규형이 올해 득점왕, MVP를 타게 돕겠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