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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모두가 어렵고 가난했던 1960~70년대의 한국의 모습을 따뜻한 감성으로 녹여낸 만화 ‘검정고무신’의 이우영 화백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51세.
12일 인천 강화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께 인천시 강화군 선원면 한 주택에서 이 작가가 방문을 잠근 채 기척이 없자 그의 가족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소방 당국과 함께 출동해 방문을 열고 숨져 있던 이 작가를 발견했다. 사인은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경찰은 유족들의 뜻에 따라 부검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학생인 주인공 기영이의 가족과 이웃,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린 ‘검정고무신’은 지난 1992년 소년챔프에 연재를 시작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도래미(이영일) 작가의 글에 이우영, 이우진 화백 형제가 그림을 그린 작품으로 1995년 한국만화문화상 신인상을 받았다.
‘검정고무신’은 14년간 장기 연재됐으며 45권짜리 단행본으로도 출간됐다. 또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으며, 캐릭터 사업으로도 이어졌다. 하지만 작품의 성공과는 별개로 그림을 그린 이우영 화백은 저작권에서 배제되며 오랜 시간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형설앤과 소송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경찰에서 “이 작가가 최근 저작권 소송 문제로 힘들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전 이 작가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캐릭터 대행회사에서 (자신들이) 저작권자라고 주장하고 원저작자인 만화가도 상의하지 않으면 캐릭터를 그릴 수 없다고 한다. (2021년 5월) 분기별 수익 정산도 10만원에 불과하다”고 호소한 바 있다.
형설앤 측은 원작자인 도래미(이영일) 작가와 사업권 계약을 맺고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바 있다.
한편 이 화백의 빈소는 인천 강화군 비에스종합병원장례식장 특1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14일 오전이며 장지는 인천가족공원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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