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2번타자 홀이 13일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예선B조 체코와 호주 경기 1회초 1사에서 선제 솔로홈런을 터트린 후 홈인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경기 앞서 열리는 체코-호주전은 사실상 한국의 8강행이 결정나는 경기다. 도쿄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도쿄(일본)=황혜정기자] 반전은 없었다. 자그마한 희망조차 물거품됐다. 대한민국이 세 대회 연속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와 체코 경기에서 호주가 승리하면서 3승을 선취, 대한민국은 자동으로 8강 진출 실패(1라운드 탈락)를 확정지었다.

한국으로선 2013년 WBC, 2017년 WBC에 이어 2023년 WBC까지 세 대회 연속 1라운드 통과에 실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한국 대표팀은 초대 대회인 2006 WBC에선 4강에 진출, 2009 WBC에선 준우승(2위)를 차지한 전통의 야구 강호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 대회 연속 1라운드도 통과하지 못하며, ‘강호’라는 수식어는 이제 옛말임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대한민국은 호주, 일본, 체코, 중국과 B조에 묶여 조별리그를 치렀는데 첫 경기인 호주에 한 점차 석패하며 급격히 흔들렸다. 호주를 잡고 나머지 중국, 체코에 무난히 승리한다면 일본전의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3승을 해 조2위로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호주에 역전 석점 홈런을 맞으며 물거품됐다.

2라운드에 진출하려면 일본을 반드시 잡아야했지만, 이것이 큰 부담감으로 돌아와 선수들은 몸이 굳어있었고 결국 4-13 ‘도쿄돔 대참사’를 당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2패를 안은 채 체코에 7-3으로 승리하며 ‘경우의 수’를 노려봤지만, 결국 마지막 중국전을 해보기도 전에 호주-체코전의 결과에 따라 자동 탈락하게 됐다.

호주 2번타자 홀이 13일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예선B조 체코와 호주 경기 8회초 무사 1,3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리자 더그아웃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홀은 1회초 체코 슈나이더를 상대로 선제 솔로홈런을 기록했다. 도쿄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호주는 13일 마지막 조별리그 경기에서 체코에 8-3으로 승리하며 8강 진출을 확정했다. 호주로서는 역사적인 첫 진출이다.

두 팀 모두 경기 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까다로운 타구와 직선타를 수차례 몸을 날려 잡았다. 두 팀이 시종일관 보여준 호수비에 박수갈채가 나왔다. 그야말로 명품 경기였다.

체코는 선발 투수 마틴 슈나이더가 1회 호주의 알렉스 홀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내준 것을 제외하고 무실점으로 호투해 6.1이닝 1실점 역투를 펼쳤다. 그러나 호주 타자 알렉스 홀을 막는데 실패하며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체코는 3회말 호주 선발 잭 오러린을 상대로 안타 2개를 묶어 1점을 뽑아내 동점을 만들었지만, 7회와 2점을, 8회 3점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호주 알렉스 홀은 3-1로 앞서가던 8회, 우전 적시 3루타를 치며 추가 2타점을 뽑아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호주는 글렌디닝이 우전 적시타를 치며 6-1로 승기를 굳혔다.

체코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체코 타선은 8회말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우전안타로 출루한데 이어, 번트 성공으로 2사 1,2루를 만들고 교체돼 올라온 호주 투수 홀란드의 폭투로 진루해 2사 2,3루를 만들었다. 3번 타자 크룹이 중전 적시타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며 6-3으로 쫓아갔다.

그러나 호주는 강했다. 호주는 9회초 볼넷, 우전안타, 희생번트, 그리고 우전안타가 연달아 터지며 1점을 추가했고, 알렉스 홀이 1루수 정면으로 가는 땅볼로 주자를 또다시 불러들였다. 점수는 8-3.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호주는 구원 등판한 투수 존 케네디가 선두타자를 우익수 플라이아웃으로 처리했지만, 우전안타와 볼넷 그리고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병살로 위기를 넘기며 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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