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기자] ‘승격팀’ 광주FC를 이끌고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이정효 감독은 최근 2경기 연속 무승(1무1패)이다. 무승보다 그를 더 애태우게 하는 건 무득점. 광주는 이전까지 7경기에서 12골을 넣었다. 이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 지향적 색채를 나름대로 잘 뽐냈다.

이 감독은 30일 오후 7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 10라운드 울산 현대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득점포 재가동에 관한 질문에 “좀 더 자신 있게, 용기 있게”라고 외쳤다. 특유의 도전적인 캐릭터다운 말이다. 그는 “선수들에게 ‘우리가 득점이 없었을 뿐이다. 노력에 비해 안 나온 것으로 대담하게 하라’고 주문했다”며 “K리그 최고의 감독이자 팀을상대한다.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했는데 결국 우리가 잘 하는 것을 더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내가 선수를 많이 혼냈는데, 나도 혼나야 한다”며 “아사니가 제일 좋아할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지난 16일 대구FC 원정(4-3 승)에서 외인 공격수 아사니를 교체 투입했다가 다시 벤치로 불러들였다. 그의 경기 태도를 꼬집었다. 이날 아사니를 대기 명단에 뒀는데, 당시 일화를 떠올리며 농담으로 말한 것이다. 이 감독은 “아사니가 대구전 이후 많이 달라졌다. 훈련 태도부터 바뀌었다. 오늘 후반이 핵심이기에 그를 우선 벤치에 뒀다”면서 조커로 활용할 뜻을 보였다.

이 감독은 상대 발이 느린 수비진을 언급하자 “발은 느리지만 머리가 빠르지 않느냐”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특히 울산 베테랑 센터백 김영권과 미드필더 이청용의 경기 조율 등을 칭찬하면서 “우리 팀에 데려오고 싶은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이 감독은 “특히 이청용은 우리 팀에 오면 어린 선수에게 큰 도움이 될 선수다. 그가 있기에 울산 선수들이 알아서 하나된 목표로 뛰지 않느냐”고 말했다.

울산 수장 홍명보 감독은 “이정효 감독은 좋은 지도자로 잘 가고 있는 것 같다”며 승격 첫해 제 색깔을 입증하는 것을 인정했다. 이 감독이 김영권과 이청용을 언급하며 ‘데려오고 싶은 선수’라고 한 것엔 “데려간다고 하면 주지 뭐”라고 농담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베테랑의 역할이 있다. 팀에 모범이 돼야 한다. (경기장 안팎에서) 존재감은 물론 존중도 받아야 하고 (후배를)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팀의 베테랑 선수는 그런 역할을 잘 한다”고 인정했다.

홍 감독은 선발진에 주민규를 원톱에 두고 루빅손~강윤구(U-22)~엄원상을 배치했다. 중앙 미드필더엔 이규성과 보야니치다. 이에 맞선 이 감독은 이희균과 허율을 전방에 둔 뒤 엄지성~이순민~정호연~신창무를 2선에 뒀다. 이 감독은 ‘엄지성과 엄원상’의 맞대결 얘기에 “엄지성을 후반 교체로 투입할까 했는데 두 사람이 붙었을 때 어떤 흥미로운 일이 벌어질지 나도 궁금하더라. 그래서 넣었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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