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박범신 작가가 데뷔 50주년을 맞아 두 종의 산문집 ‘두근거리는 고요’와 ‘순례’를 내놓았다.

지난 1973년 단편 ‘여름의 잔해’로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박범신 작가는 젊은 시절 강렬한 현실 비판적인 단편소설들을 발표했고, 8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는 수많은 장편 베스트셀러를 펴내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갈망의 3부작’으로 알려진 ‘촐라체’, ‘고산자’, ‘은교’를 비롯해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는 뛰어난 소설을 계속 펴내는 한편, 자본주의 세계구조를 통렬히 비판한 3부작 ‘비즈니스’,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 ‘소금’ 등을 연달아 펴내 독자를 사로잡았다.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25편 이상이 영화, 드라마, 연극으로 제작돼 다른 장르에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박범신 작가는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순례’를 통해 자본주의적 욕망을 쫓아가는 사람들에게 자신과 세상을 돌아볼 것을, 삶에 대한 순정과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이야기하려 한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1, 2부는 각각 히말라야와 카일라스 순례기, 3부는 산티아고 순례기를 담고 있으며 4부는 작가가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폐렴을 얻고 돌아와 폐암 판정을 받은 폐암일기를 다루고 있다.

인생 자체가 하나의 순례이며, 길이 흐르는 대로 나를 가만히 맡기는 태도로 묵묵히 병고의 순례길을 걸었다. 박범신 작가는 이제까지 가본 적 없는 새로운 길 앞에서 흩어진 마음을 모아 진심 어린 기도를 드렸다고.

박범신 작가는 이번 산문집을 통해 지난 50년의 문학을 돌아봤다. “나에게 소설 쓰기는 늘 홀림과 추락이 상시적으로 터져 나오는 투쟁심 가득 찬 연애와 같았다”라며 죽을 때까지 현역작가로 시종하겠다고 말해온 그가 최근 몇 년간 소설을 쓰지 못하게 된 계기와 그것이 불러온 사회적인 파장, 그로 인해 받았던 상처와 고통에 대해 내밀하고 아프게 고백하고 있다.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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