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지윤기자]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세계 LoL e스포츠를 대표하는 전설 ‘페이커’ 이상혁의 공백은 T1 전체를 지웠다. 하위권인 DRX에게 뼈아픈 일격을 맞은 T1은 무기력한 경기력에 비상등이 켜졌다. ‘벵기’ 배성웅 감독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팬들에게 약속했다.
T1은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롤 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스플릿 DRX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2로 패배했다.
경기 후 배 감독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경기에 임했고,부족한 부분이 많이 나왔다”고 어두운 낯빛으로 마이크를 쥐었다.
T1이 자체적으로 이상혁을 로스터에서 제외한 건 지난 2일 농심 전 이후다. 이상혁은 경기 후 나선 인터뷰에서 오른팔 통증을 호소했다. 손을 쓰는 프로게이머에게 팔 부상은 매우 중대하고 치명적이다. T1은 내부 토의를 거쳐 DRX전에서 이상혁 대신 LCK 챌린저스 리그에서 활약 중인 2006년생 ‘포비’ 윤성원을 출전시키기로 결정했다.
갑작스러운 투입이지만 기존 멤버의 실력이 워낙 출중해 문제 없어 보였다. 그러나 경기를 시작하자 이상혁의 빈자리는 여실히 드러났다. T1은 1·2세트 내내 라인전부터 대규모 교전까지 무기력했다. 주도권을 쥐는 라인이 없자 속수무책으로 포탑이 밀렸고, 성장 차는 더욱 심해져 금세 무너졌다.
저조한 경기력은 배 감독을 더 고심 끝으로 내몰았다. 어쨌든 윤성원은 2주 동안 이상혁을 대신한다. 하지만 이러한 경기력이 지속되면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배 감독은 “이상혁이 복귀할 때까지 최대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일단 이 안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면서 “농심전 이후 이상혁은 휴식이 필요한 상태였고, 최소 2주가량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남은 일정을 보면 2승은 했으면 좋겠다. 상대가 쉽지 않지만 최대한 승수를 쌓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T1의 들쑥날쑥한 경기력이 상체 라인인 ‘제우스’ 최우제와 ‘오너’ 문현준의 기복 탓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배 감독은 “갑자기 연습을 시작했고 팀 자체가 안정적이지 않으면 나올 수 있는 플레이들이 나왔다”며 “부정평가가 선수를 급하게 만들고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있다고 본다”는 말로 선수들을 감쌌다.
이상혁의 갑작스러운 휴식 선언에 팬들의 걱정이 들끓자 T1은 발 빠르게 대처했다. DRX와 경기 후 이상혁은 T1 정회윤 단장과 함께 카메라 앞에서 팬들에게 근황을 전했다.
이상혁은 “농심전 이후 휴식 중이며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다. 평소 게임을 할 때 새끼손가락 쪽에 저리는 증상이 있었다. 통증이 없을 때 치료를 받았지만 차도가 없어,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고 판단해 휴식을 결정했다. 지금 당장 건강 상태가 크게 나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팔꿈치 터널 증후군에 가깝다. 척골 신경이 눌리는 것 같다. MRI 상으로는 이상없다. 재활을 위해 최대한 손을 사용하지 않고 치료와 운동을 병행 중”이라고 팬들을 안심시켰다. merry061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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