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마스크걸’ 촬영 전에는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40만원짜리 집에서 살았어요. 드라마 공개 이후 제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어요.”
지난 달 18일 공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로 ‘글로벌 신성’으로 떠오른 신인 배우 이한별은 자신의 상황을 ‘빛 좋은 개살구’라고 표현했다. 작품은 공개 2주만에 글로벌 톱10 TV 부문(비영어)에서 1위를 차지하며 한국은 물론 캐나다, 프랑스, 이집트, 홍콩 등 총 72개 국가의 톱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큰 인기를 얻었지만, 정작 주인공 이한별의 생활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다.
“카페, 편의점 빵집 등등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어요. 생활비가 빠듯해 후불 교통카드가 끊길 뻔한 적도 있었어요. 해가 안 드는 곳에서 산 적이 있는데 빨래가 1주일 동안 안 마르더라고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오로지 ‘연기외길’을 걸었던 이한별은 10년 무명 생활 끝에 ‘마스크걸’이라는 기회를 잡았다. 한 광고회사의 캐스팅 담당자가 이한별의 프로필을 본 뒤 오디션 제안을 한 게 발단이었다. 4개월에 걸친 비대면과 대면 오디션을 거쳤다. 이한별은 이 기간 동안 “전재산을 썼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인 금전문제로 고민하던 시기에 ‘마스크걸’ 오디션 기회가 주어졌죠. 오디션 준비 때문에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왔어요. 모아둔 전 재산을 쓰면서 오디션을 준비했죠.”
결국 1000:1의 경쟁률의 뚫고 그가 ‘마스크걸’ 김모미A역에 합격했을 때 일부 스태프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한별이 현장에 등장하자 모두가 ‘아, 이래서 캐스팅됐구나!’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이한별은 원작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끼게 하는 높은 캐릭터 싱크로율로 높은 관심과 기대를 받았다.
제작진은 이한별의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서 민낯에 ‘흑칠’ 분장을 하기도했다. 김용훈 감독이 직접 “웹툰 속 김모미와 비슷해 보이는 분장을 했으면 좋겠다”며 광대를 부각시키는 메이크업을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원작 웹툰 속 모미에 맞춰 분장의 강도를 높였어요. (웃음) 저도 첫 촬영 날 모니터에 담긴 제 모습을 보고 많이 놀랐어요. 이래도 되나 싶었는데 감독님이 가장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분장한 제 모습을 받아들였고, 점점 익숙해졌죠.”
이한별은 첫 주연 캐릭터인 모미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모미가 안쓰럽다고 생각했다. 상처도 많지만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느낌이었다”며 “뒤돌아볼 수밖에 없는 캐릭터로 그리고자 했다. 아직 내 마음에 모미가 차지하고 있는 자리가 커서 작품에 대한 반응을 쉽게 찾아보지 못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한별이 성형 전 김모미를 연기했다면 30대 김모미는 나나가, 중년의 김모미는 고현정이 각각 연기했다.
“대본 리딩 때 고현정 선배님과 나나 선배님을 만났는데, 정말 잘해주셨어요. 연기를 준비할 땐 고민과 걱정이 커서 긴장했는데 오히려 현장에서 많은 게 정리되고 풀렸죠.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연기할 수 있는 게 마냥 신나더라고요. 주위에서 부담을 주거나 그런 건 없었지만, 저 혼자만의 싸움이 있었어요. 제 자신이 너무 부족하고 형편없는 사람처럼 느껴져서 폐가 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앞으로 계속 연기 일을 꾸준히 하고 싶다는 그는 멘탈을 다잡아 다양한 캐릭터와 작품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본격적으로 배우라는 직업에 발을 들이게 됐는데 아직 산 넘어 산입니다. 개인적인 목표는 계속 보고 싶은 배우, 많은 사람에게 위로가 되는 배우입니다. 앞으로 이한별이란 배우가 어떤 배우가 될지 지켜봐주세요.”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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