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황혜정기자] 저 선수가 원래 저렇게 밝았나 싶을 정도로 시종일관 활력이 넘쳤다. 야구 국가대표 강백호(24·KT위즈)가 대표팀 훈련 분위기를 밝게 이끌고 있다.

타자 강백호는 야구 국가대표다. 만 24세에 불과하지만, 2019년 ‘프리미어12’부터 2021년 일본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그리고 지난 3월 일본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세 번의 국제대회 경험이 있다.

성적도 출중하다. 프리미어12에선 타율 0.286(7타수 2안타), 도쿄 올림픽에선 타율 0.308(26타수 8안타), WBC에서는 타율 0.500(14타수 7안타)을 기록하며 언제나 공격 선봉장이었다. 그의 국제대회 통산 타율은 0.362(47타수 17안타)에 이른다.

어느새 대표팀 선참이 된 강백호. 실력에서도, 경험에서도 선배가 됐다. 강백호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발탁돼 또 한 번의 국제대회에 나선다.

지난 23~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대표팀 소집 훈련. 코칭스태프의 물음에 쩌렁쩌렁 돔구장이 울리도록 대답한 유일한 선수는 강백호였다. 강백호는 시종일관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훈련에 임했다. “네! 알겠습니다!” 당차게 대답하는 강백호 덕분에 대표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긴장 가득한 훈련 분위기가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

강백호는 수비·작전·주루 훈련에도 적극적으로 임해 코칭스태프의 칭찬을 끌어냈다. 대표팀 이종렬 수비코치는 “(강)백호 잘했어! 너무 좋다! 2만점 플러스!”라며 여러 차례 칭찬했다. 특히 강백호는 주루나 번트 자세를 능숙하게 해 박수를 받았다. 주루 연습을 할 때도 슬렁슬렁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스텝을 밟아나갔다.

열정적으로 훈련한 덕분일까. 강백호는 남색 대표팀 유니폼이 흠뻑 젖자 홀로 라커룸에 들어가 흰색 트레이닝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그리고 타격 연습에 진지하게 임했다. 온몸에 힘을 싣고 라이브 배팅도 했다. 지난 24일 대표팀 라이브 배팅을 소화한 야수 중에 유일하게 담장을 넘긴 이는 강백호 한 명뿐이었다.

번트 훈련까지 마친 강백호는 이번에 외야 수비에 나섰다. 우익수로 훈련에 매진하는 강백호를 바라보던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강)백호를 1루수 뿐만 아니라 외야 훈련도 시키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오후 5시 30분. 훈련이 종료됐는데 강백호가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았다. 후배 외야수 윤동희(롯데자이언츠)에게 무언가를 열심히 알려주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윤동희에게 수비 시 자세를 지도하고 있었다. 친절하고도 열정적인 지도였다.

지난 몇 차례 국제대회에서 강백호가 아픔이 있던 선수라는 걸 인지한 걸까. 이종렬 수비코치는 “(강)백호 힘내라고 칭찬을 많이 했다. 힘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코칭스태프의 배려 속에 강백호 역시 힘을 내서 선참으로서 솔선수범했다.

24일 훈련 종료 뒤 만난 강백호는 ‘평소보다 즐겁게 대표팀 훈련에 임하는 것 같다’는 기자의 물음에 “아무래도 항저우 대표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으니 재밌고, 밝게 훈련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강백호는 “조금 더 많이 국제대회에 나가본 입장으로서, 이번에 처음 발탁된 선수들이 경직되지 않고, 대표팀에 빨리 융화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여러 차례 나가본 국제대회다. 강백호는 “젊은 구성원으로 이뤄진 대표팀이기에 밝은 에너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재밌게 했으면 한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더 이상 막내가 아니다. 불성실한 플레이도 보이지 않겠다는 각오로 매사에 훈련을 성실하게 소화하고 있다. 강백호의 네 번째 국제대회가 오는 10월1일부터 시작된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야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28일 중국 항저우로 출국해 아시안게임 4연패에 도전한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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