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부천=김경무 전문기자] 아직은 중3 탁구 유망주. 이제 15살이다.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

“내후년쯤 국가대표가 되고, 2028 LA올림픽 땐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어요.”

1988 서울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유남규(53) 한국거래소 감독. 그의 외동딸인 유예린(부천 소사중3)은 지난 13일 스포츠서울과의 추석특집 인터뷰에서 이렇게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국 탁구 사상 첫 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아버지. 그 뒤를 이어 40년 만에 올림픽 여자단식 금메달 영광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는 것.

유예린은 이미 지난해 중2(문성중)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될성부른 떡잎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8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2023 동아시아청소년탁구대회 때는 여자단식 결승까지 올랐으나 아쉽게 3년 선배인 이다은(18·문산수억고3)한테 게임스코어 0-4로 져 준우승에 만족했다.

하지만 대한탁구협회는 “유예린이 이 대회에서 만난 일본 선수들을 모두 물리치고 차세대 에이스임을 보여줬다. 무럭무럭 성장 중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 여자탁구는 ‘국민 삐약이’ 신유빈(19·대한항공)의 등장으로 기대감이 높게 상승해 있는 상황. 아버지의 탁구 DNA를 물려받은 유예린의 등장 또한 고무적이다.

“아직은 일본이랑 중국이 우리보다 잘하니까 이기려면 더 열심히 하고 더 노력해야죠. 그들의 장점을 배워 나중에 한국이 1등을 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나중에 주역이 될 겁니다.”

유예린은 키가 크지 않지만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는 중국의 쑨잉샤(22) 스타일을 좋아한다며 자신의 장단점에 대해 “백핸드 드라이브다. 포핸드는 약해 요즘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예린에게 ‘아빠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고 그런 점에서 더 주목받는 것 아니냐’고 묻자 “어디를 가도 아빠를 더 많이 알아본다. 성적에 많이 부담이 되기는 한데, 내가 더 노력해서 아빠처럼 되겠다.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아버지의 장점을 물려받는 게 있는지에 대해 그는 “선수 때 아빠를 몰라서…”라며 “기술적으로도 도움이 되기는 한데, 그것보다는 멘털 쪽에서 도움이 된다. 시합 때 긴장되면 카톡으로 연락한다”고 털어놨다.

신유빈과 관련해서 유예린은 “초등학교 때 딱 한번 얘기해봤다. 유빈 언니한테는 끈기랑 노력, 포기하지 않는 그런 것을 배운다”고 말했다.

유예린의 올해 가장 큰 목표는 11월26일부터 12월3일까지 슬로베니아 노바 고리차에서 열리는 2023 ITTF(국제탁구연맹) 유스 월드챔피언십 15세부 여자단식 금메달 획득이다.

앞서 10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2023 WTT(월드테이블테니스) 유스 스타 컨덴더(10~14일)와 WTT 피더 도하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성인들이 출전하는 피더 도하 우승은 어렵지만, 유스 스타 컨텐더 15세부 여자단식 우승에도 도전한다.

유예린은 중학교 졸업 뒤 신유빈이나 김나영(18·포스코인터내셔널)처럼 고교에 진학하지 않고 실업팀으로 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그는 “어느팀으로 갈지 아빠가 알려주지 않는다”며 웃었다.

스타플레어 출신 아빠의 간섭이 심하지는 않을까?

유예린은 “아빠는 승부욕이 강해 요구하는 것도 많고, 말도 많으시다. 부담되고 어렵기는 한데 잘 되라는 거니까, 그냥 받아들이고 더 노력한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어머니(윤영실)에 대해선 “나를 케어해주는 분”이라며 빙그레 미소지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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