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김동영기자] KBO리그 117승 레전드 아버지와 펜싱 금메달리스트 딸. ‘스포츠 부녀’다. 이들은 무슨 대화를 할까. 답은 ‘생맥주’다.
대한체육회는 30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마련한 대한체육회 스포츠외교라운지에서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을 열었다. ‘르네상스’를 연 남자 수영 대표팀과 LoL 대표팀, 펜싱 금메달리스트 윤지수가 자리했다.
펜싱 국가대표팀 여자 사브르의 윤지수는 지난 26일 항저우의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사오야치(중국)를 15-10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4 인천 대회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여자 사브르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개인전 금메달을 따냈다. 값진 금메달이다. 2014 인천에서 이라진이 금메달을 품은 후 9년 만에 개인전 금메달이 터졌다.
펜싱 외적으로 관심을 받는 부분이 있다. 아버지가 KBO리그 ‘레전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윤학길 재능기부위원이다.
1986년부터 1997년까지 롯데에서만 활약한 에이스다. 통산 10승만 7회에 달하고, 승수는 117승이다. 완투 100회라는 전설적인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완봉도 20번이나 된다.
아버지의 운동신경을 물려받은 윤지수는 펜싱에서 국가대표로 든든한 활약을 펼쳤다. 개인전 금메달이라는 쾌거도 이뤘다. 단체전 준결승에서 부진하면서 크게 아쉬움을 남겼으나, 그렇다고 개인전 성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윤지수는 “아시안게임을 잘 마무리해서 너무 좋다. 펜싱팀 선수들이 목에 메달을 걸고 갈 수 있어서 행복한 아시안게임이다. 개인적으로 첫 금메달이라 기쁘다. 파리 올림픽까지 더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아버지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슨 말을 했는지 물었다. 그러자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씀해주셨다”며 “오늘 통화했다. ‘빨리 한국에 와서 아빠와 생맥주 한 잔 마시자’고 하셨다”며 웃었다.
이어 “나는 팀이 서울에 있고, 본가가 부산이다. 부산에 가면 아버지와 생맥주 자주 마시곤 한다”며 다시 웃음을 보였다.
개인전 금메달에 단체전 부진이다.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이제는 담담해졌다. “지금은 괜찮다. 시즌을 하다 보면 많이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어제가 그날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어차피 힘든 마음을 계속 안고 있을 수는 없다. 2014 파리 올림픽을 위해 좋은 과정이 될 것 같다. 좋은 결과로 만드는 것이 내 숙제다”고 강조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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