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재기 가능성은 던졌다. 포스트시즌 등판 여부를 떠나 ‘건강하게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절반 정도는 증명했다. 재활시즌을 시작한 ‘코리안 몬스터’가 정규시즌 일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류현진(36·토론토)은 1일(한국시간)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탬파베이와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3이닝 7안타 2실점했다. 1-2로 뒤지던 4회초 마운드를 넘겨준 류현진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돌아온 올해 11경기에 나서 52이닝을 던졌고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무난하게 던졌다.

삼진은 38개를 잡아냈고, 이닝당출루허용율(WHIP)는 1.29로 정상급에는 살짝 못미쳤다.

정규시즌 일정은 끝났지만 포스트시즌 등판 가능성은 남아있다. 토론토는 이날 탬파베이에 덜미를 잡혔지만, 시애틀이 텍사스에 발목을 잡힌 덕분에 와일드카드 결정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류현진은 마지막 등판에서 속구 평균구속이 89.7마일(약 144.4㎞)로 출정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구속이 88.5마일(약 142㎞)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구속을 점차 회복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체인지업을 비롯한 변화구 제구에 애를 먹어 난타당했지만, 구속을 평균 90마일 이상으로 끌어올리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확정한 토론토는 케빈 고즈먼을 비롯해 크리스 배싯, 호세 베리오스 등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하면 더 많은 선발이 필요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는 에이스급 투수들이 나서는 게 일반적이다.

류현진의 불펜 등판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류현진은 “선수가 거부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는 말로 불펜 등판도 받아들이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빅리그에서 186경기를 소화한 류현진은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선발로만 던졌다. 유일한 구원등판 경기가 2017년5월26일 세인트루이스전이었는데,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6회 구원등판해 4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아홉차례 모두 선발로 나섰다. 제구와 완급조절을 앞세워 긴 호흡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유형이어서 구원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왼손투수라는 이점에 관록을 더하면 불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그 역시 “어느 위치든, 어느 상황에든 던져야 한다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 해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토론토의 가을잔치 성적에 따라 류현진의 캐나다 생활도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올시즌 후 4년 계약이 끝나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아직은 (미래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다. 시즌 끝나고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토론토 입단 후 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 대유행)과 부상 등으로 60경기 출장에 그친 류현진은 24승15패 평균자책점 3.97의 성적을 남겼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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