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내연기관 날렵함 ‘계승’…260㎞ 배터리 용량은 아쉬워

[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푸조 ‘e-2008 SUV’는 푸조 SUV 라인업 최초의 전동화 모델이다. 130여 개국에 진출한 푸조는 2022년 세계적으로 105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다. 이에 2025년까지 승용과 상용 부문 모든 라인업을 전동화하겠다는 포부까지 더했다. 푸조 ‘e-2008 SUV’는 그런 면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기자는 지난 7~9일까지 총 212㎞를 주행했다.연비는 6.2㎞/㎾h를 기록해 공인연비 4.9㎞/㎾h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보여줬다.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최고 출력 100ps, 최대 토크 26.5㎏.m의 성능을 발휘한다. 완전 충전 시 최대 260㎞(복합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초창기 모델이라 200㎞대 적은 배터리 용량이 아쉬웠지만, 100㎾ 출력의 급속 충전기 기준으로 30분에 약 80%의 배터리 충전이 가능한 점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국내 시장에는 알뤼르(Allure), GT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각각 5290만원, 5490만원이다.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2023년 국고 보조금 459만원에 지자체 보조금 혜택을 더하면 4000만원대에 구매 가능하다.

차의 외관은 최근 출시된 전기SUV 차량 중에서는 중간에 속한다. 전장(4305㎜), 전폭(1790㎜), 전고(1550㎜)으로 현대 코나 EV와 비슷한 체력 수준이다. 차 측면에서 바라보는 유선형 라인은 푸조가 자랑하는 날렵한 라인과 생동감있고 입체적인 스타일을 선사한다. 측면은 삼각 형태의 캐릭터 라인과 크롬 몰딩 장식이 돋보인다. 루프와 필러, 사이드 미러는 검정색을 적용해 차체 색상과 다른 투톤 컬러로 구성했다.

후면부는 좌우로 길게 뻗은 검정색 유광 패널에 ‘사자 발톱’을 형상화한 FULL LED 3D리어램프를 적용시키며 뒷 라인을 완성했다. 전기차임을 드러낼 수 있는 특별한 디자인 요소도 가미했다. 전면부에는 차체와 동일한 색상을 반영하고, 엠블럼을 중심으로 좌우로 뻗어나가는 가로 패턴의 전기차 전용의 전면 그릴을 적용시켰다. 그릴 중앙에는 보는 각도에 따라 초록색과 파란색으로 보이는 전기차 전용 푸조 라이언 엠블럼을 적용했다.

최근 차를 시승하며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게 바로 ‘반자율주행’이다. 푸조 e-2008 SUV가 탑재한 운전자 보조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ADAS)이나 차선 이탈 경고 (Lane Keeping Assist)는 차량의 흐름과 차선 등을 면밀하게 읽어내며 도로 사정에 맞게 운행해 운전 피로도를 감소시켰다. 특히 이날 시승은 차가 막히는 평일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 위주로 진행했는데 윈드스크린에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도로의 차선을 식별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 또 40㎞/h이상에서는 능동적으로 스티어링 휠의 조향에 개입해 바로 잡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운전석 계기판 ‘3D 아이-콕핏’은 직관적으로 설계됐다. 푸조 208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3D 형식의 클러스터는 상단 디지털 패드에서 다양한 주행 정보를 각각의 레이어에 보여준다. 자율주행 진행 상황과 연비 등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눈을 즐겁게 한다. 또 센터페시아의 토글스위치는 사용 빈도가 높은 기능을 물리 버튼으로 설계했다.

최근 완성차 업계가 터치식에 너무 연연한 나머지, 오히려 운전 편의성이 떨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피아노 건반을 연상케하는 토클스위치를 택한 푸조의 선택은 탁월하다.

적재 공간은 기본 434L로 2열 폴딩 시 최대 1467L까지 확장된다. 또한 폴딩 시 내부 바닥의 굴곡을 최소화해 풀 플랫에 가까운 효율적인 내부 공간을 구현했다. 이외에도 애플 카플레이 등을 기본적으로 적용해 내비게이션에 취약한 차의 단점을 극복하고 카카오내비, 티맵 등을 통해 운전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푸조 e-2008 SUV는 차세대 공용화 플랫폼 CMP(Common Modular Platform)의 전동화 버전인 e-CMP를 적용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 관계자는 “e-CMP 플랫폼은 전기차에서도 내연기관 모델과 동일한 실내 및 트렁크 공간, 스타일, 첨단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며 “이는 한 모델에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제공해 각기 다른 고객들의 주행 환경에 폭넓게 대응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socool@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