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정다워기자] 또 승격 실패다. 부산 아이파크는 2024년에도 2부 리그인 K리그2에서 험난한 도전을 이어가야 한다.

부산은 ‘하나원큐 K리그 2023’ 승강 플레이오프(PO)의 패자가 됐다. 지난 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승강PO 2차전에서 2-5 완패해 1차전 2-1 승리의 유리함을 지키지 못했다. 2경기 합계 4-6으로 뒤진 부산은 승격에 실패했다.

뒷심 부족이 아쉬운 부산이다. 올시즌 중반부터 K리그2 선두를 달리며 다이렉트 승격의 꿈을 키웠다. 최종 라운드에 승리하면 자력 우승이 가능했는데, 충북 청주FC와 무승부에 그쳐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승강PO에서도 1부 리그 문턱까지 갔지만 미끄러졌다. 1차전을 잡았고 2차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유리한 위치에 섰는데, 후반 막판 무너져 다 잡은 ‘1부행 티켓’을 놓치고 말았다.

부산은 올시즌 박진섭 감독 체제에서 확실한 성과를 냈다. 지난시즌 도중 부임한 박 감독은 2년 차에 팀을 변모시켰다. 과거 광주FC를 승격시킨 지도자답게 지난해 10위에 머물렀던 팀을 상위권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수원에 모인 많은 부산 팬도 박 감독과 선수단을 비난하기보다 응원하고 격려했다. 그만큼 좋은 시즌을 보냈다는 방증이다.

리더십은 확실했지만 한계도 명확했다. 부산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겸 부산 구단주 방침에 따라 효율 경영에 방점을 두고 있다. 기업구단이고 ‘회장님 구단’임에도 예산 규모가 크지 않다.

지난해 기준으로 부산은 선수 연봉으로 55억원을 지출했다. 리그 5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올해는 예산 규모가 소폭 늘어 상위권에 속하는 60억원대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88억원을 쓴 수원FC와 비교하면 차이는 여전히 크다. ‘돈’ 차이를 고려하면 부산이 수원FC를 넘는 게 쉽지 않다. 실제 수원FC에는 윤빛가람, 이영재, 이승우, 이용 등 이름만 대도 다 아는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하다. 반면 부산은 최준이나 임민혁, 강상윤, 조위제 등 젊은 선수가 주축이다. 무게에서 차이가 있다.

막바지에 순위를 역전한 김천 상무는 연령대, A대표를 경험한 선수가 다수 있다. 흔히 말하는 ‘생태계 파괴종’이어서 부산 정도의 팀이 뛰어넘기엔 무리가 따른다. 한 2부 리그 구단 고위 관계자는 “K리그2 상위 세 팀 연봉을 합쳐도 김천 상무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농담이 있다. 그만큼 이겨내기 어려운 팀이 김천”이라고 말했다.

연봉 규모가 절대적으로 성적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올해 K리그1에서 광주FC, K리그2에서 김포FC가 적은 예산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일반적인 개념으로는 결국 돈의 차이를 극복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대전하나시티즌이 2부 리그에서는 차원이 다른 88억원의 정도의 예산을 써 승격에 성공했다. 대전은 올해 K리그1에 잔류하며 흥행 가도를 달렸다. 일단 1부 리그에 올라가니 팀 크기 자체가 달라졌다. 승격을 위해 어느 정도는 과감한 지출, 투자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부산은 2020년 강등된 후 세 시즌을 2부 리그에서 보냈다. 그 기간이 이제 1년 늘어난다. 2024년에는 K리그2에 수원 삼성이라는 공룡이 들어온다. 다이렉트 승격 티켓은 내년에도 단 한 장. 비약적으로 예산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부산은 다시 한번 험난한 도전을 이어가야 할 전망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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