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고맙게도 기회를 줬다.”

이승엽(47)-박흥식(61) 조합이 다시 뭉친다. 과거 삼성에서는 선수와 코치였지만, 이번에는 감독과 코치로 만났다.

두산은 12일 “박흥식, 조인성, 가득염, 김동한 코치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박흥식 코치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일단 KBO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코치다.

그리고 이승엽 감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다. 삼성 시절 ‘홈런왕’ 이승엽을 만든 지도자다. 시간이 흘러 이승엽 ‘감독’이 됐고, ‘스승’ 박흥식 코치를 두산으로 영입하게 됐다.

박흥식 코치는 “이승엽 감독에게서 연락이 왔더라. 같이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고맙게도 기회를 받았다. 다시 기회가 생긴 만큼 두산에서 잘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직은 아직 알 수 없다. 당장 내가 ‘이렇게 하겠다’고 말하는 것보다, 결국 내가 가진 능력이라는 것이 타격 쪽 아니겠나. 1군이 될지, 퓨처스가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 가봐야 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일고-한양대 출신 박흥식 코치는 현역시절 MBC-LG에서 뛰었다. 은퇴 후 삼성-KIA-키움-롯데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KIA에서는 퓨처스 감독과 1군 감독대행을 지내기도 했다. 1군과 퓨처스를 막론하고 타자 지도에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로 꼽힌다.

삼성 입단 후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이승엽을 ‘국민타자’로 키운 코치다. 실내연습장에서 밤새도록 공을 던져주기도 했다. 개인적인 고충까지도 들어줄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 ‘스승’이라 했다. 박흥식 코치의 지도 속에 ‘아시아 홈런왕’이 탄생했다.

돌고 돌아 두산에서 다시 뭉쳤다. 2023시즌을 끝으로 야인이 됐다. 롯데가 김태형 감독-박준혁 단장 체제가 되면서 박흥식 코치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승엽 감독의 요청으로 두산의 일원이 됐다.

박흥식 코치는 “올해 두산 타격이 조금 떨어졌더라. 그래도 좋은 선수가 많다. 알아서 잘하는 선수들도 많지 않나. 다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돕겠다. 그게 내가 할 일이다. 이승엽 감독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2023시즌 팀 타율 0.255로 9위에 그쳤다. 팀 OPS는 0.705로 6위다. 득점도 총 620점으로 8위에 머물렀다. 탄탄한 수비만큼이나 방망이도 매서웠던 두산이다. 더 위를 보려면 공격력이 좋아져야 한다. 박흥식 코치의 임무가 막중하다.

한편 두산은 박흥식 코치와 함께 조인성 코치, 가득염 코치, 김동한 코치도 영입했다. “조인성 코치와 가득염 코치는 앞서 두산에서 코치로 활약하며 지도 역량과 소통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현역 시절 두산에서 활약했던 김동한 코치는 지도자 변신 이후에도 특유의 성실함을 바탕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앞선 마무리 훈련부터 합류해 투수진을 지도했던 조웅천 코치, 2023년 플레잉코치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김지용 코치를 포함한 코치진 세부 보직은 추후 확정 예정이다”고 부연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