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팬의 충성도는 1위. 성적은 최하위. 수원 삼성의 민낯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4일 2023년 K리그 연봉 지출, 그리고 입장 수입 및 객단가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수원 삼성은 지난해 선수 연봉으로 총 106억8000만원 정도를 지출했다. K리그1 12팀 중 6위에 해당한다. 1인 평균 연봉 순위 약 2억7000만원으로 6위에 자리했다. 돈을 쓴 규모만 놓고 보면 중위권 정도, 백번 양보해 강등은 피했어야 하지만 현실은 12위였다. 수원은 1년 내내 무기력했고, 강등권을 전전하다 결국 최하위로 다이렉트 강등을 당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수원은 객단가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수원의 객단가는 1만5418원으로 K리그에서 가장 높다. 입장 수입 총액은 약 35억5600만원으로 전체 3위에 자리했다.

수원은 리그에서 가장 충성스러운 팬을 보유한 팀이다. 지난시즌 내내 최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수원을 사랑하는 서포터, 팬은 더 적극적으로 경기장을 찾아 힘을 보탰다. 마찬가지로 강등 위기를 겪었던 2022년 경기당 관중 수는 5850명이었는데 2023년에는 1만1799명으로 두 배 정도 늘어났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더 많은 팬이 응원한 셈이다.

K리그 최고의 팬의 성원에 수원은 보답하지 못했다. 보답을 넘어 배신에 가까울 정도로 철저한 실망감만 남겼다.

수원 팬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강등된 지 한 달이 넘었고, 새해가 밝았음에도 수원의 곤두박질친 분위기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수원은 이미 염기훈 전 감독대행을 새 사령탑으로 내정하고 새 시즌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발표는 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지도부가 확정된 후 발표한다는 표면적 이유가 있지만, 그보다는 서포터의 강력한 저항을 의식한 판단이라는 게 수원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염 대행이 정식 감독으로 선임된다는 소식에 지난달 수원 서포터는 성명을 발표하고 “전적으로 반대한다”라고 저항했다. 수원이 자랑하는 최고의 레전드임에도 서포터는 “승격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라며 “재창단 각오로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본인들의 말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그간 행태로 미루어 보아 감독에게 전권을 부여할지 의문”이라며 염 대행의 사령탑 선임에 반대했다.

K리그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서포터의 반대에도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대로면 수원은 팬의 지지를 받지 못한 채로 새 시즌을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원의 ‘진짜’ 봄은 언제 올지, 정말 오기는 하는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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