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캠프 기간 아예 방을 함께 쓸까도 생각하고 있다.”

LG 이호준 코치가 새로운 길을 걷는다. 생소한 퀄리티 컨트롤(QC) 코치를 맡는데 실질적으로 두 가지 업무를 병행한다. 50%는 신예 타자들의 육성, 나머지 50%는 QC 코치 본연의 임무다.

이 코치가 자청한 길이었다. 그는 “전에 있던 팀에서도 타격에만 내 이미지가 집중되는 게 좀 아니라고 생각했다. 프로 입단도 투수로 했고 다른 파트도 잘할 수 있는데 너무 타격 코치 이미지만 강하게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솔직히 말하겠다. 감독 인터뷰를 하면서 내가 정확히 답할 수 있는 것은 3분의1 뿐이었다. 나머지 3분의2는 답을 해도 다 거짓말로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코치 10명 중 9명은 감독을 꿈꾼다. 나도 그렇다. 그래서 구단에 여러 분야를 할 수 있는 QC 코치 부탁을 했다. 단장님과 감독님께서 흔쾌히 수락해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리그 최강 타선 팀의 타격 코치에서 QC 코치로 직함이 바뀌었다. 당연히 하는 일도 달라진다.

이 코치는 “모창민 코치도 이제 메인 타격 코치할 때가 됐다. 선수들은 더 좋아할 것”이라고 웃으며 “다행히 내 자리는 그대로 더그아웃이다. 이게 가장 걱정이 됐다. 감독님께서 더그아웃에 있을 것이고 엔트리에도 들어간다고 하셨다. 일단 캠프에서는 꾸준히 감독님 옆에서 배울 것이다. 선수 담당은 유망주로 한정될 것 같다. 워크숍에서 감독님이 정하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망주 중 특별히 마크하는 선수가 있다. 2년차가 되는 팀내 최고 유망주 김범석이다. 이 코치는 “감독님께서 준 미션이다. 캠프 시작부터 범석이의 1대1 멘토를 맡아달라고 하셨다. 멘탈부터 모든 것을 바꿔달라고 하셨다”며 “일단 1번은 살 빼기 아닌가. 이를 위해 범석이와 계속 붙어 있을 생각이다. 숙소에서 야구장까지 같이 뛰고 식사도 같이 할 생각이다. 캠프 기간 아예 방을 함께 쓸까도 생각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 염 감독 또한 새 시즌 김범석의 역할을 두고 “캠프와 시범경기까지 보고 확정하겠지만 욕심 같아서는 일주일에 한 경기 정도 포수로 선발 출전시키고 싶다. 경기 후반에 나와서 (박)동원이를 쉬게 하는 포수 역할은 (허)도환이가 맡고 범석이는 포수로 한 경기 나와서 경험을 쌓게 하고 싶다. 몸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 어깨도 괜찮다. 범석이가 우타자가 필요한 우리 팀의 숙제를 잘 채워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 코치는 “살 빼는 것과 야구 실력은 크게 관계가 없다. 하지만 부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살을 빼야 한다”며 “범석이를 보니까 기본적으로 먹는 양이 많더라. 신경 써서 3분의 1로 줄였다고 하는데 그게 일반인이 먹는 양이었다. 그렇다고 아예 안 먹을 수는 없다. 캠프 기간 둘이 샐러드만 먹는 식으로 할까 생각 중”이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이 코치는 “귀국했을 때 모습을 기대하시면 될 것 같다. 내가 빠져있으면 범석이도 빠져있을 것이다. 모습이 그대로라면 안 된 것”이라고 3월초 자신과 김범석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물음표와 느낌표를 붙였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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