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국내 유통가 오너 3·4세들이 경영 전면에 속속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이번 인사에서 승진 후 미래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해 이번 CES 현장으로 향했다. 경영 전면에 배치된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상무 등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들과 달리 다른 행보를 보이는 후계자가 있다. 유례없는 인사 장고를 거듭 중인 CJ가 오너 4세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의 미참석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평가대에 오르지 않은 CJ 이선호 실장…다른 행보 보일까

CJ 이재현 회장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은 1990년생으로 지난 2013년 그룹 공채를 통해 입사 후 2016년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관리팀장 겸 과장을 거쳐 2017년 CJ그룹 경영전략실 부장을 맡았다.

이어 2021년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으로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 1담당을 거쳐 지난해 식품성장추진실장에 올라 초고속 승진하며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 실장이 맡은 식품성장추진실은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이 실장은 식품성장추신실에서 그룹의 미래인 해외 식품사업을 직접 지휘하면서 경영 일선에 본격 나섰다. 이 실장이 선택한 ‘비비고(bibigo)’는 만두를 필두로 급성장했다. 치킨, 김치, 김, 즉석밥 등으로 K푸드 콘셉트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입증했다.

비비고 만두의 경우 북미 그로서리 만두 점유율이 2019년 26.4%에서 2022년 41.1%로 3년 만에 55.7% 포인트 상승했다.

이 실장은 오너가 3·4세 중 유일하게 유통업계 노른자 땅인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을 입증해냈다.

이에 이 실장도 국내 유통가 오너 3·4세들이 적극적 행보를 보이는 것처럼 이번 CES를 통해 웰니스, 푸드테크, 로보틱스 등을 둘러볼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 실장은 이번 CES 2024에 참석하지 않았다.

특히 유통업계에서 신기술과 함께 트렌드가 요구됨에도 불구, 이 실장은 엇갈린 행보를 보인다. 사실상 시험대라고 평가되는 CES 미참석에 CJ그룹이 이선호 실장을 경영 전면에 내세울지에 관심이 주목된다.

◇ 유례없는 장고 중인 CJ그룹 인사…다음 달엔 나오나

최근 CJ그룹 정기 인사가 지연되고 있다. CJ가의 승계 자금줄인 CJ올리브영이 공정위 과징금 리스크까지 털어내고 이대로 승승장구 하는듯 했으나, 해를 넘기고 1월 중순에 들어섰음에도 CJ그룹 임원 인사는 감감무소식이다.

일각에서는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신상필벌’을 예고한 만큼, 인사 발표가 길어지고 있다고 관측한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그룹이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며 “조직문화 근본 혁신을 위해 탁월한 성과를 달성했을 때는 파격적 보상을 하고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반드시 책임을 지는 문화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CJ는 CJ제일제당, CJ ENM등 핵심 계열사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익이 전년동기 대비 약 20% 미끄러졌다.

지난해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 및 조직개편으로 CJ그룹이 고심을 거듭 중으로, 이선호 실장의 인사도 함께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 실장이 곧 단행될 CJ인사에서 신사업 혹은 미래성장전략 부서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이 실장의 누나인 이재현 CJ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의 승진 및 역할 확대 여부도 관심사다. 현재 이 회장의 건강 문제 또한 후계구도 재편 요인으로 꼽히면서 CJ 일가의 조직 구도에 난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CJ그룹의 차기 총수 자리를 놓고 남매가 경쟁 구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CJ그룹 관계자는 임원인사와 관련해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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