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철훈 기자] 클림트의 작품을 해부학자의 시각으로 분석한 특별한 책이 나왔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은 해부학교실 유임주 교수가 저서 ‘클림트를 해부하다’를 출간했다고 23일 밝혔다. ‘클림트를 해부하다’는 유 교수가 지난 2021년 세계 3대 의학저널인 JAMA에 발표한 클림트의 ‘키스’와 ‘인간 초기 발생학 연구’를 근간으로 이후 모아온 연구 성과를 더해 엮어낸 책이다.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클림트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지식, 2부는 클림트 코드 해석, 3부는 클림트 외 인간의 기원을 쫓은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유 교수는 20세기 최고의 걸작이자 한국인이 사랑하는 그림 중 하나인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키스’를 해부학자의 시각으로 새롭게 분석했다. 그림 곳곳에 담긴 정자와 난자, 수정란, 배아 세포 등을 찾아내 그 의미를 생물학적인 시각으로 풀어냈다. 이를 통해 클림트가 일생을 통해 추구했던 큰 주제 중 하나인 생로병사로 이어지는 인간의 삶 주기를 조명했다.

또한 1900년대의 문화사적 의의와 당대를 풍미했던 진화생물학과 의학적 성취가 클림트를 비롯한 예술가들에게 끼친 영향을 추적했다. 아울러 의학, 예술, 철학, 정치, 과학 등 경계 없는 지식을 공유하는 통섭의 과정을 책에 담았다.

유임주 교수는 “학생들에게 해부학, 조직학, 신경해부학, 발생학을 강의하면서 얻게 된 궁금증을 주제로 삼아 연구한 것이 책 출간으로 이어졌다”며 “이 책을 의학에 입문하는 학생들과 인문학적 콘텐츠에 목말라하는 의사들에게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책에 소개된 예술작품을 감상하면서, 작품 속 생물학, 발생학이 삶의 여정에 녹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임주 교수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대한해부학회 빛날상, 한국현미경학회 학술상, 고려대학교 석탑강의상, 석탑연구상, 무록남경애 고의의학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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