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KB손해보험의 2023~2024시즌은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까.

KB손해보험은 이번시즌 남자부에서 유일하게 봄배구 가능성이 크지 않은 팀이다. 1~4라운드 24경기에서 4승20패로 승점 17을 얻는 데 그쳤다. 당연히 순위는 최하위고 6위 현대캐피탈(32점)과도 15점 차이가 난다. 4위 OK금융그룹(39점)에는 무려 22점 뒤진다. 사실상 봄배구로 갈 확률은 거의 없는 셈이다.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즌이었다. KB손해보험에 이번시즌은 일종의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자유계약(FA)으로 영입한 나경복과 세터 황택의가 병역 의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2024~2025시즌의 초석을 다지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남자부의 전력 평준화 현상 속 KB손해보험은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력도 부족했지만 중요한 경기, 시점마다 심판의 오심이나 비디오 판독에서 오독이 나오는 등 불운까지 겹쳤다. 그렇게 KB손해보험은 순위표 맨 아래에 고정된 팀이 됐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5~6라운드 12경기가 남아 있다. KB손해보험은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할까. 후인정 감독은 ‘팬’의 가치를 이야기했다.

KB손해보험 경기가 열리는 의정부체육관은 매 경기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다. 성적과 관계 없이 체육관을 찾는 고정 팬이 1000명 정도는 된다. 지난 18일 한국전력과의 4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도 1503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구단을 향한 애착도 크다. KB손해보험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복수의 팬이 사무국에 편지를 보내 부진에 빠진 선수단을 위로하고 응원했다는 후문이다. 이 관계자는 “성적이 이렇게 안 나면 선수단도 사무국도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는데 그 편지를 보고 힘이 났다. 눈물이 날 것 같더라. 선수단에도 공유했다”라고 밝혔다.

지난 한국전력 경기 패배 후 후 감독은 “프로 선수들이고 프로팀의 일원이면 이런 경기를 하면 안 된다. 순위가 많이 떨어져 있어 힘든 것은 있지만 프로 선수라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라며 “팬께 너무 감사하다. 경기가 안 되니까 선수들도 열심히 할 생각은 있겠지만 어려웠던 것 같다. 스포츠는 말이 아닌 몸으로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선수들에게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셨다. ‘시즌 마지막까지 2개월 정도는 정말 후회 없이, 팬을 위해 열심히 하자’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최하위에 있어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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