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국제공항=김동영 기자] 특급 대우를 받고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한 이정후(26)가 마침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메이저리그(ML) 정복을 위한 첫발을 내디딘다. 김하성(29·샌디에이고)과 승부, 야마모토 요시노부(26·LA 다저스)와 재회도 기대했다.

이정후는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터뷰에서 “이제 좀 실감이 난다. 항상 팀원들과 나갔는데 혼자 가니 얼떨떨하다. 현지에서 좋은 예상이 나오더라. 신경 쓰지 않는다. 적응이 최우선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하성이 형과 붙는다. 승부다. 형이 치는 타구는 진짜 ‘이빨’로라도 잡겠다. 상대하고 싶은 투수를 꼽자면 야마모토다. 느낌이 다를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천재’가 빅리그를 점령하려 간다. KBO리그에서는 더 보여줄 것이 없었다. 7년을 뛰며 통산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69도루,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 OPS 0.898을 찍었다. MVP, 타격왕 등 실적도 있다. 2023시즌 부상으로 86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타율 0.318-OPS 0.861을 만들었다.

일찌감치 ML 도전을 선언했다. 2023시즌 후 ML 30개 구단에 포스팅이 붙었다. 샌프란시스코가 승자가 됐다.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06억원)를 쐈다. 역대 아시아 야수 포스팅 최고액을 기록했다.

현지에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기대를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 “일단 아직 해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다. 적응이 최우선이다. 팀원들에게도 먼저 다가가겠다. 적응만 잘한다면, 다음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은 다 했다. 기술 훈련만 남았다. 따뜻한 곳에서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구단에서도 시설을 쓸 수 있게 해줬다. 지금 마음가짐은 실전에 가깝다. 야구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하성 이야기도 나왔다. 김하성은 지난 20일 출국하면서 “(이)정후가 좋은 계약을 맺었다. 축하한다”면서도 “정후가 치는 타구는 다 잡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이정후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 봐주는 것은 없다. 예의가 아니다. 사적인 감정 다 빼고, 선수 대 선수로 붙는다. 형이 치는 타구는 이빨로라도 잡겠다. 꼭 잡겠다”고 강조했다.

친해서 가능한 이야기다. 김하성은 이미 이정후에게 여러 조언을 했다. “형과 캠프지도 같다. 만나서 궁금한 것도 물어볼 것이다. 형이 워낙 잘 알려준다. 형도 좋은 성적 거둘 일만 남았다. 중요한 시즌이다. 좋은 성적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성이 형이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공이 올 것이다. 그냥 와서 느껴보라’고 했다. 빨리 가서 느껴보고 싶다. 정말 처음 보는 공이라더라. 잘 준비해야 한다. 두려움은 없다. 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붙어보고 싶은 투수도 밝혔다. 야마모토다.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안타를 친 바 있다. “야마모토 선수가 같은 지구에 있다. 대표팀에서 붙어봤지만, 리그는 또 다를 것 같다. 궁금하다. 쳐보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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