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투산=김민규 기자] “피치클락요? 전 부담 없습니다. 더 좋을 것 같아요.(웃음)”

지난해 ‘20승·209K’로 리그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한 에릭 페디(31)에게 직접 배웠다. 지치지 않는 노력과 근성에 김수경 투수코치의 조언이 더해져 투구 자세를 완성했다. NC 선발진의 한축을 담당할 영건 신민혁(25)의 얘기다. 페디에게 배운 자세로 올시즌 적용되는 ‘피치클락’(투수의 투구 간 시간제한) 부담도 없다. 신민혁은 “오히려 더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민혁은 2일(현지시간) NC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미국 애리조나 투산 리드 파크 에넥스필드에서 만나 캠프 때 보완해야 할 부분과 올시즌 목표와 각오 등을 밝혔다.

신민혁은 “시차적응도 잘하고 있고 좋은 분위기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무엇이든 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에 조급했는데, 올해는 천천히 준비하려고 한다. 부족한 부분에 초점을 맞춰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연차가 쌓이면서 루틴이 생겼고, 차질없이 잘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모든 선수들이 2024시즌 KBO리그에 생기는 변화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로봇심판’이라 불리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과 피치클락 도입 등을 언급했다. 지난해 ‘괴물에이스’로 등극한 페디에게 배운 투구 자세로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

신민혁은 “내가 부족한 부분은 경기 때 투구 수가 많아지면 공이 가운데로 많이 몰리고, 주자가 나갔을 때 대량 실점을 많이 했다. 또 주자가 있을 때 좀 더 정교한 제구 등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며 “잘 고쳐진다면 올시즌 피치클락이 도입되니깐 더 공격적인 투구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투구 템포가 빠르다. 피치클락이 도입되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 로봇심판도 좋은 시너지가 나올 것 같아 부담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페디에게 배운 투구 자세로 교정하며 투구 속도가 더 빨라졌다. 현 규정은 주자가 없을 경우 18초, 주자가 있을 경우 23초 내 투구를 해야 한다. 그는 자세를 잡고 투구까지 10초면 된다.

신민혁은 “원래 13~14초가 나왔는데, 페디에게 투구 자세를 배운 후 전력분석관들이 10초 정도로 줄었다고 했다. 내게 18초(주자 없을 때)는 편할 것 같다”며 “페디에게 많이 물어보고 배웠다. 워낙 제구도 좋기 때문에 많은 얘기를 했다. 김수경 코치님과 페디의 도움을 받아 지금의 투구 폼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빠른 투구로 ‘피치클락’은 문제가 없다. 다만 ‘제구와 체력’에 대한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더욱이 투수가 빠르게 던지다 보면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체력 훈련에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코치진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신민혁은 “지난해 후반기 투구 자세를 완성해서 아직 풀타임을 던져보지 않았다. 하지만 체력 문제는 많이 신경쓰고 있다. 캠프 때 체력훈련에 집중해서 보완할 계획”이라며 “또 빨리 던지다보면 제구가 흔들릴 수 있는데, 스피드보다는 제구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체력도 탄탄히하고 제구까지 잡는 것이 이번 캠프에서 해야할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NC 스프링캠프의 제1 과제는 토종 선발진 구성이다. 강인권 감독은 이번 캠프에서 선발진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신민혁은 외국인 원투펀치를 제외하고 확실한 NC 선발로 자리매김했다. 사령탑의 기대도 크다.

신민혁의 목표도 명확하다. 규정이닝 이상 던지는 것과 선발 10승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제구는 물론, 커브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선발 부담은 있지만 감독님의 기대에 꼭 보답하고 싶다. 항상 내 목표는 규정이닝 이상 던지고 10승을 하는 것”이라며 “올시즌 커브 비율을 높이려고 한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이)용찬 선배, 김시훈 등 커브를 잘 던지는 모두에게 물어보고 배웠다. 어려운데 나만의 커브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연습하고 있다. 안 되더라도 부딪혀볼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신민혁은 “내가 가을야구 때 홈에서 승리한 적이 없다. 올해는 반드시 가을야구를 가서 홈에서 승리하고 싶다”며 “가을야구 홈 승리로 팬들 앞에서 꼭 인터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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