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하=강예진 기자] 우승 분위기다. 그럴만 하다. 사상 첫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기 때문이다.

요르단(FIFA 랭킹 87위)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한국(23위)과 4강전에서 2-0 승전고를 울렸다. 5번째 본선 무대서 사상 첫 결승에 오른 요르단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요르단은 4강 직전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공격의 삼각편대 중 한 명인 알리 올루안(알샤말)과 ‘수비의 축’ 센터백 살렘 알 아잘린(알파이살리)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이 불가피했다. 또 베테랑 함자 알다루두르가 팀 분위기를 흐린다는 명목 하에 ‘전격 퇴출’됐다.

하지만 킥오프 후 요르단은 한국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알타마리를 중심으로 한 빠른 역습 전개에 한국을 궁지로 몰았다.

후반 기세를 제대로 잡았다. 한국 박용우의 패스 미스를 놓치지 않았다. 뒤로 흐르는 패스를 끊어낸 알타마리가 알나이마트에게 공을 건넸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7분 뒤에는 알타마리가 직접 골문을 가르면서 2-0 포효했다.

경기장은 킥오프 전부터 요르단의 홈구장을 연상케했다. 4만2000여명이 들어찬 경기장은 요르단 팬들의 함성과 야유로 가득찼다. 사우디와 16강전을 치를 때와 같은 분위기였다.

한국은 경기 내내 질질 끌려갔다. 유효슛 하나 기록하지 못하면서 쩔쩔 맸다. 요르단의 강한 전방 압박에 지칠대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빈자리도 커보였다.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황희찬(울버햄턴), 이강인(파리생제르맹) 등 빅리그에서 내로라하는 공격진이 포진했지만 힘 한 번 써보지 못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경기장은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요르단 기자뿐 아니라 팬들까지 사상 첫 결승행에 소리를 내질렀다. 감격에 겨워 우는 팬까지 화면에 잡혔다.

한국은 64년 만의 우승이 좌절됐다. 이날 전까지 요르단에 상대전적 3승3무로 우위였지만, ‘첫 패배’와 동시에 사상 첫 결승에 오르는 역사를 쓴 요르단의 ‘제물’이 된 셈이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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