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투산=김민규 기자] “박민우, 오버(페이스) 하지마!”

주루 훈련을 지켜보던 이종욱 작전 주루코치가 깜짝 놀라 외쳤다. 몸이 가벼워 보였다. 반복되는 훈련에 지친 기색도 없다. 누구보다 빠르게 그라운드를 뛰며 넘치는 기운을 뽐냈다. NC ‘리드오프’ 박민우(31)의 얘기다. 이 코치의 호통(?)에 박민우는 “한국 가도 될 것 같아요”라며 환한 미소로 답했다.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투산 NC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박민우는 “미국에 2주 정도 먼저 들어와서 운동을 시작했는데 확실히 좋다”며 “한국은 날씨가 추워서 야외 훈련이 사실상 불가능한데, 따뜻한 곳에서 먼저 운동을 시작하니깐 캠프 때 시차적응도 문제 없고 강도 높은 훈련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박민우는 캠프보다 2주 정도 일찍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도착해 몸을 만들었다. 처음이다. 생각보다 성과가 좋다. 캠프에서도 기운이 ‘펄펄’ 넘친다.

그는 “먼저 운동을 시작하면서 시차적응도 문제 없고 컨디션도 좋다. 다른 선수들은 적응을 하고 있는 단계다. 그래도 캠프 훈련이 두 번째 턴을 돌면서 어느 정도 적응하며 예열한 것 같다”면서 “다음 훈련부터는 본격적으로 공격, 수비, 주루 등을 디테일하게 들어가야 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수에서 안정감 있게 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민우는 지난해 12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6 2홈런 4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86을 기록하며 ‘리드오프’로서 역할을 충실히 했다. 도루도 26개를 적으며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럼에도 만족한 시즌이 아니라고 했다. 도루도 더 뛸 수 있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당연히 만족 못한다. 아마 타율 4할을 찍어도 만족 못할 것 같다. 그만큼 선수는 만족하면 안 되는 것이고 욕심은 끝이 없다. 그래도 지난 시즌 우리 팀을 떠올리면 진짜 재밌었던 한 해였다”며 “가을야구에 올라 한국시리즈에는 가지 못했지만 그래도 많은 팬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돌이켜보면 재밌었던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NC에서 가장 많은 도루(26개)를 기록한 박민우. 올해는 더 많이 뛰기 위해 예열 중이다.

박민우는 “도루는 지난해 26개를 했다. 솔직히 30개 이상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 내 개인 타이틀이 걸려 있었다면 욕심을 냈겠지만 사실 시즌 후반에 가고 팀이 순위싸움을 하는 상황이다 보니 꼭 필요할 때만 뛰었다. 또 그때는 부상도 조심해야할 시기여서 도루를 자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베이스도 커졌고 투수들의 견제 횟수도 제한되면서 도루를 하는 선수가 더 많을 것 같다. 팀적으로 봤을 때도 ‘뛰는 야구’를 지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나도 갯수를 늘릴 생각이다. 현재 라인업에 있는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도루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나니깐 많이 뛰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준비 중이다. 사실 시즌에 들어가봐야 알겠지만 일단 뛸 수 있는 상황이 오면 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주루 훈련 때 이종욱 코치의 “오버 하지마” 호통(?)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미국에 먼저 와서 러닝도 하고 로드윅도 뛰고했으니깐 확실히 몸이 가볍다. 가볍게 뛰었다고 했는데 코치님이 보시기에는 좀 무리라고 생각한 것 같다”며 “그런데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만 13년 차가 되니깐 경기 중에 다치는 부상만 아니라면 어느 정도 몸 관리는 내가 조절할 수 있다(웃음)”며 미소를 지었다.

박민우는 NC 창단 멤버다. 사실 NC 선수 중에 가장 오래 있었고, NC 소속으로 가장 많은 경기를 뛰었으며 가장 많은 안타를 쳤다. 사시사철 변함없는 NC 소나무와 같은 존재다. 박민우가 자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박민우가 올시즌에도 변함없이 믿음에 응답할 지 관심이 쏠린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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