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 기자] “‘우리 엄마가 너랑 결혼하고 싶대’라는 친구의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배우 이종원은 지난 17일 종영한 MBC ‘밤에 피는 꽃’(이하 ‘밤피꽃’)이 발굴한 인재다. ‘밤피꽃’을 연출한 장태유PD는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이 드라마가 끝날 때쯤 이종원은 섭외하기 힘든 톱스타가 돼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 그의 전작 MBC 드라마 ‘금수저’에 이어 ‘밤피꽃’까지 연이어 성공하면서 이종원은 20대 남자배우 기근에 시달리는 방송가에 톱스타 재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변에서 친구들의 어머니가 잘 보고 있다는 말씀을 가장 많이 들었어요. 드라마가 설에도 쉬지 않고 방송한 게 큰 힘이 됐어요. 최근 어머니와 식당에 갔는데 사장님이 저를 알아보시고 서비스도 많이 주셨죠. 지상파 사극의 파급력을 새삼 느꼈어요. 외삼촌이 사인을 받기 위해 A4용지 한 박스를 가져오셔서 친척들에게 자랑스러운 사람이 된 걸 실감했어요.”

배우로서 이종원의 매력은 깊은 눈빛과 중저음의 굵직한 목소리다. 장PD와 상대역인 이하늬는 제작발표회에서 공개적으로 그의 목소리와 눈빛을 칭찬했다.

“예전부터 목소리가 매력적이라는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눈빛 칭찬은 처음이었죠. 의도하지 않았는데 그런 눈빛이 나와서 앞으로 좀 더 연구를 하려고요.(웃음)”

‘밤피꽃’은 낮에는 수절과부지만 밤에는 담을 넘어 선행을 펼치는 조여화(이하늬 분)와 원리원칙주의자 금위영 종사관 박수호(이종원 분)가 만나 일어나는 사건을 담았다. 평소 올곧은 성품의 수호는 유독 여화 앞에서 부드러운 남자로 변해 여심을 자극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수호가 굉장히 올곧고 정직하며 고집이 강하다고 여겼어요. 그런 단단한 수호가 여화를 만나 애처로워지는 모습이 반전미를 선사할 수 있다고 여겼죠. 수호가 술에 취해 귀까지 빨개지는 모습을 보고 주변에서 많이 궁금해 하셨죠. 분장이 아니라 실제 부끄러워서 귀가 빨개졌어요. 하하. 연기하면서 처음 보여드렸는데 각 잡고 망가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밤피꽃’은 김상중, 이하늬, 김광규 등 베테랑 배우들이 ‘차력쇼’를 방불케 하는 연기력으로 극의 흡입력을 높였다. 신인인 이종원은 선배 연기자들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 배우로서 자세를 배울 수 있는 현장이었다.

“이하늬 선배와 함께 주연이라는 부담이 컸는데 특유의 친근함과 넉살로 긴장을 풀어주셨어요. 촬영 시작 전부터 친구처럼 대해주셔서 편하게 호흡할 수 있었죠. 연기하다가 주저하는 부분이 있으면 후회 없는 연기를 해보라고 조언해주셨어요. 김상중 선배는 촬영할 때마다 포스를 느꼈어요. 선배 앞이라 긴장한 걸 아셨는지 저와 멀리 떨어져 부담을 줄이려고 하셨습니다. 신인인 저를 늘 배려해주셔서 감사했죠.”

이종원에게 ‘밤피꽃’은 여러모로 기억에 남을 작품이다. 첫 사극, 액션, 코미디, 로맨스 등 모든 게 처음이었다.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한 평생 기억에 남을 작품인건 분명해요. 처음이라는 타이틀을 워낙 많이 가져가는 작품이다 보니 많이 기억에 남을 거 같아요. 로맨스가 적은 걸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과부와 총각의 로맨스라 좀 다르게 느꼈어요. 외간남자와 눈을 마주쳐도, 손을 스쳐도 안 되는 과부 여화와 원리원칙주의자인 박수호가 만들어내는 그 애절함이 우리 작품의 강점이라고 생각했죠.”

이종원은 수호를 연기하며 자신 안에 있는 고집과 솔직함을 찾아냈다. 그는 연기란 자신 안에 있는 수많은 면모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사람의 마음에는 다양한 모습이 있고 그런 면모를 찾아 풍선 불 듯 보여드리는 게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외부의 모습은 참고 정도만 할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일상 극을 연기할 때는 저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스릴러물에서는 차가운 모습 등 다양한 이종원을 꺼내 보여드리고 싶어요.”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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