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 기자] “내가 없으면 학전은 없다.”

한국 소극장 문화의 상징,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이하 학전)이 창립 33주년을 맞는 다음달 15일 끝내 문을 닫는다.

1991년 3월 15일 개관 이후 한국공연문화의 못자리로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학전은 이달 24일 종연하는 어린이 공연 ‘고추장 떡볶이’와 28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열리는 ‘학전, 어게인 콘서트’로 33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학전 측은 22일 “지난 가을 학전의 사정이 알려진 후 학전답게 문을 닫는 것이 무엇인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 김민기 대표가 늘 말씀하셨던 ‘내가 없으면 학전도 없다’는 바뀌지 않는 정답을 가지고 출발했고 이제 도착점에 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경영난과 김민기 대표의 병환으로 학전 운영이 어렵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각계각층에서 관심과 응원을 보냈다. ‘학전’이라는 공간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전 측은 이같은 온정의 손길을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학전을 ‘학전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계승한 공간’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전 측은 “이는 학전과 최종협의없이 보도된 것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학전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와 청소년, 신진 음악인을 위하는 김민기 대표의 뜻을 잇되, 학전의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독자적인 공간으로 운영해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학전 측은 “학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오롯이 좋은 공연을 위한 공간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학전 어게인의 정신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김민기 대표의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모두다 그저 감사하다, 고맙습니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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