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오랜만에 슬랩스틱 코미디로 중무장한 영화가 온다. 26일 개봉을 앞둔 신예 남동협 감독의 ‘핸섬가이즈’다. 이성민과 이희준을 필두로 공승연, 이규형, 박지환, 우현, 강기둥 등 신구 조화가 좋은 작품이다. 이병헌 감독이 ‘말맛’으로 웃긴다면, ‘핸섬가이즈’는 얼굴로 웃긴다.
이성민은 험상궂은 인상의 목수 재필을 맡았고, 공승연은 재필과 상구(이희준 분)가 사는 산골 별장 인근에 놀러 왔다가 길을 잃은 뒤 두 사람과 인연이 닿는 대학생 미나를 연기했다.
이성민은 “재필이 비호감 인상이라 최대한 불쾌한 얼굴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관객들에게 통하길 바란다”고 했다. 공승연은 “선배들의 얼굴이 너무 낯설어 촬영 초반에는 적응을 잘하지 못했다. 오히려 낯설어하는 얼굴이 스크린에 잘 담긴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대통령→재벌가 회장에서 못생긴 목수 변신 이성민 “꽁지머리, 의상까지 다 내 아이디어”
연극계에서 TV나 영화로 넘어왔을 무렵만 해도 이성민은 소시민의 페이소스를 담는데 능숙했다. MBC ‘파스타’(2010)나 tvN ‘미생’(2014)이 그 예다.
이후 갈수록 극중 신분이 상승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2020)에선 대통령을 JTBC ‘재벌집 막내아들’(2022)에선 재벌가 회장을 맡았다. 그런 그가 친구는 단 한 명, 사회에서 소외된 목수를 연기한다는 점은 사뭇 신선하게 다가온다.
“연기하면서 많은 작품을 했지만, 특정 이미지의 배우가 될 생각은 없었어요. 제가 잘 연기할 수 있는 작품인지 아닌지만 따져요. 티빙 ‘운수 오진 날’을 보고 알았어요. 저는 연극성이 짙은 역할이 잘 어울린다는 걸요. 소시민은 제가 생각한 대로 잘 구현이 안 됐어요. 그런 점에서 ‘핸섬가이즈’는 비교적 잘 어울렸던 것 같아요.”
오프닝 후 이성민과 이희준이 등장하는 장면부터 영화는 코미디의 물결을 탄다. 충격적인 비주얼이 모든 사건의 실마리가 된다. 특히 이성민의 비주얼은 심각하게 무서운 수준이다. 이성민의 아이디어가 포함됐다.
“다큐멘터리를 보는데 ‘멧돼지 사냥꾼’이라고 나오더라고요. 저런 스타일이면 좋겠다 싶어서 제안했죠. 꽁지머리를 하고 의상도 약간 빡빡한 걸 입었죠. 코미디 현장은 매우 예민해요. 우리끼리 웃고 있는데, 이게 관객들에게도 통할지를 상당히 고심하죠.”
재필은 이희준이 맡은 상구와 공승연이 연기한 미나와 많은 대화를 나눈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앙상블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호흡을 줄이고 늘리고 하는 과정에서 의외의 코미디가 발생한다. 이성민은 계산은 없었다고 했다.
“동물적으로 연기한 것 같아요. 상황을 보며 본능적으로 앙상블을 맞췄어요. 승연이가 중반부터 힘들어했어요. 저희가 워낙 강하다 보니까 휘말릴 수 있잖아요. ‘너의 길을 가라’고 조언해 줬어요. 그래도 잘 잡아서 가더라고요. 앙상블이 좋다는 말이 이 영화 하면서 가장 듣기 좋은 말이에요.”
◇8㎏ 증량한 공승연 “동생 트와이스 정연, 이번 시사회 꼭 오겠다 약속”
빼어난 미모의 공승연은 아이돌 연습생 시절, 여신으로 불렸다. 하지만 ‘핸섬가이즈’에선 유독 망가지는 장면이 많다. 넘어지고 깨지고, 욕설을 퍼붓는다. 몸무게도 8㎏을 증량했다.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식탁에서 한 번에 후루룩 읽었어요. 고민하지 않았어요. 제안받은 것만으로도 감사했어요. 규모가 큰 상업영화는 처음이었고,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한다는 점에서 기대가 더 컸죠. 동글동글한 대학생 인상을 주려고 8kg을 찌웠어요. 촬영하는 내내 잘 먹고 잘 웃어서 행복했어요.”
극 중 미나는 유일하게 편견 없이 두 사람을 바라봐주는 인물이다. 처음에는 험상궂은 인상에 무서워 했지만, 어느덧 둘의 진심을 알고 지지한다. 그 과정에서 예상 밖의 사건과 마주한다.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지만 공승연은 평범한 얼굴로 반응했다. 힘겨웠을 텐데 절제된 연기가 돋보인다.
“액션보다 리액션이 많아서 잘 반응하기만 하면 됐어요. ‘웃참챌린지’의 연속이었지죠. 이성민 선배가 길을 잃을 때마다 ‘강단 있게 해야 한다’고 조언 해주셔서 과감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욕설 연기를 할 땐 시원했어요. 카타르시스가 느껴졌어요. 고민이 많았던 장면인데 잘 나온 것 같아 뿌듯해요.”
트와이스 정연의 언니인 공승연은 평소 대화가 썩 많거나 서로의 활동을 눈여겨보진 않는 관계라고 단정했다. 하지만 ‘핸섬가이즈’만큼은 꼭 찾아오겠다고 약속했다고 했다.
“서로 큰 관심은 없어요. 그래도 이번에는 일정이 있어도 오겠대요. 동생과 저는 서로 비슷하게 다른 길을 가게 됐어요. 저나 동생이나 일적으론 서로 도움은 못 돼요. 같이 있는 것만으로 위안인 셈이죠. 고마운 존재예요. 그 힘으로 계속 정진하려고요.” intellybeast@sportssoe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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