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오는 11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가 열린다. 대표팀을 뽑아야 한다. 화제의 중심에 선 인물이 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한화)이다.

시작은 지난 2월이다. 류현진이 한화와 계약하며 KBO리그로 돌아왔다. 동시에 ‘족쇄’도 풀렸다. 빅리그 시절에는 사실상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만 가능했다. 메이저리그(ML) 방침 때문이다.

‘KBO리거 류현진’은 태극마크를 다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류현진의 마지막 국가대표 출전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이다. 류현진도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경기에 나서고 싶다”고 했다.

대략 4개월이 흘러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가 소집됐다. 프리미어12 대표팀 선발을 위한 첫 번째 회의다.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없다. 선수들을 훑어보는 수준이다.

조계현 위원장은 “다른 것은 없었다. 개막 후 3개월 조금 넘었다. 어떤 선수가 잘하고 있는지, 새롭게 나타난 선수는 또 누구인지 등에 대해 논의했다. 지금 발탁에 대해 논할 단계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KBO 방침은 확실하다. 젊은 피 육성이다.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25세 나이 제한을 걸었다. 24세 제한이 있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때도 항저우 멤버가 대거 포함됐다.

성과가 나왔다. 아시안게임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뒤집었다. APBC에서도 결승까지 올라 일본과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LG와 KT 선수들이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뽑히지 못했음에도 명승부를 펼쳤다. 준우승은 아쉽지만, 자신감을 얻었다.

KBO와 대표팀은 2026 WBC에서 지난 ‘참사’를 씻고, 2028 LA 올림픽에서 다시 정상에 서고자 한다. 길게 보고 젊은 선수를 키운다. 프리미어12도 같은 길을 걸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마침 리그에 두각을 나타내는 젊고, 어린 선수들이 즐비하다.

‘변수’가 있다. 와일드카드 적용 여부다. 아시안게임 때도 박세웅(롯데)과 최원준(KIA)을 데려갔다. APBC 때는 최지훈(SSG) 한 명이다. 29세 이하 선수로만 데려갔다. 이것도 KBO가 정했다.

프리미어12 대표팀도 같은 방심으로 뽑는다고 봤을 때, 류현진의 대표팀 선발은 쉽지 않다. 그러나 KBO 자체 룰이기에 얼마든지 손은 볼 수 있다.

류현진은 대표팀 선발진 기둥이 되고도 남을 선수다. 마침 초반 부진을 씻고 호투 행진을 펼치고 있다. 최근 6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 5회에 평균자책점이 0.73이다. 괴물은 괴물이다.

걸림돌은 여전히 있다. 양의지, 김광현, 김현수 등 또래 베테랑들이 이미 지난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는 점이다. 젊은 대표팀이라는 기조에 류현진이 맞지 않는 면도 분명히 있다.

류현진은 2026 WBC 때 39세, 2028 LA 올림픽 때는 41세다. 현실적으로 발탁이 어렵다. 이번에 뽑으면 오롯이 프리미어12를 위한 선발이 된다. 만에 하나 부진하기라도 하면 여파는 더 커진다.

이제 첫발을 뗐다. 기조를 유지하면서 최상의 멤버를 꾸릴 전망이다. 목표는 어차피 더 뒤에 있다. KBO와 대표팀이 류현진 카드를 어떻게 할까. 1차 엔트리 제출이 9월10일, 최종 엔트리 제출이 10월10일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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