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국내 선수 중 유일하게 40-40을 할 수 있는 선수다.”

KBS N 스포츠 전준호 해설위원이 전반기 20-20을 달성한 KIA 김도영(21)을 향해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더불어 자신이 테임즈와 이룬 KBO리그 초유의 40-40을 한 번 더 달성해주기를 바랐다.

도루 역사이자 산증인이다. 전 위원이 남긴 개인 통산 549도루는 불멸의 대기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최다 홈런, 최다 안타, 최다 타점 등 다양한 기록이 경신됐으나 도루는 그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전 위원은 입단 3년차였던 1993년 75도루, 5년차였던 1995년에는 69도루로 그라운드를 마음껏 휘저었다. 2004년에는 30대 중반임에도 53도루를 기록하며 도루 대명사가 됐다. KBO리그 통산 500 도루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전 위원을 포함해 3명 뿐(이종범 510도루, 이대형 505도루). 현역 선수 통산 최다 도루 1, 2위는 396개의 이용규와 394개의 박해민이다.

은퇴 후 지도자로도 빛난 전 위원이다. 특히 NC 작전·주루 코치 시절 또 하나의 역사가 탄생하는 데 힘을 보탰다. 2015년 KBO리그 최초 40-40을 이룬 에릭 테임즈의 눈이 됐다.

전 위원은 지난 23일 “테임즈는 달리는 속도 자체는 정말 뛰어났다. 하지만 투수의 습관을 파악하고 도루 타이밍을 잡는 데에는 애를 먹었다”며 “그래서 테임즈가 1루에 있으면 따로 사인을 줬다. 테임즈 벨트에 손가락을 넣고 손가락을 당기면 뛰라는 신호였다”고 8년 전 역사를 만든 순간을 돌아봤다.

당해 테임즈는 47홈런 40도루 외에 타격 지표 또한 무시무시했다. 타율 0.381 출루율 0.497 장타율 0.790. 한 시즌 임팩트만 놓고 봤을 때 테임즈를 능가할 외국인 타자는 앞으로도 없을 수 있다.

그런데 전 위원의 눈에 테임즈를 떠오르게 만드는 재능이 들어왔다. 입단 3년차인 올시즌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한 김도영이다. 전 위원은 김도영이 전반기 20-20을 달성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 만일 국내 선수가 최초로 40-40을 하게 된다면 김도영이 해낼 수 있다고 본다”며 “그만큼 타격과 스피드 모두 정말 좋다. 국내 선수 중 유일하게 40-40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박수를 보냈다.

재능은 일찍이 널리 알려졌다. 주력이 특히 그랬다. 광주동성고 시절 오른손 타자임에도 1루까지 3.90초에 도달했다. 탄력을 받아 투 베이스를 가는 속도도 보통 선수와 달랐다. 주력만 놓고 보면 이미 최고 수준이었다. 올시즌 도루 23개를 기록 중인데 실패는 3번뿐. 성공률도 88.5%로 높다.

관건은 타격이었는데 이 또한 올해 폭발했다. 발상의 전환으로 정확도와 힘을 두루 지닌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전반기 홈런 20개도 대단한데 홈런이 나온 과정과 홈런을 만들어낸 구종 또한 주목할 만하다. 클러치 상황에서 승부를 뒤집는 홈런이 많다. 최근에는 변화구를 공략해 아치를 그리곤 한다. 최근 4개의 홈런 중 3개가 변화구를 강타해서 나왔다.

지금 페이스를 유지한 채 올시즌을 마무리하면 김도영은 37홈런-43도루를 기록한다. 홈런 페이스가 빨라질 경우 역대 두 번째 40-40이 가능하다. 물론 이제 시작이다. 올해 도달하지 못해도 기회는 언제든 올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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