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축구팀] FC서울 김기동호의 반전엔 제시 린가드만 있는 게 아니다. ‘명품 조연’ 한승규(28)도 있다.

스포츠서울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 ‘플레이어 오브 더 라운드(Player Of The Round·POTR)’에 한승규를 선정했다.

그는 전반기 충격의 홈 5연패 등 부진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서울이 하반기 대반전 흐름을 타는 데 소금 같은 구실을 하고 있다. 최근 4경기에서만 1골3도움을 기록, 경기당 공격포인트 1개씩 수확했다. 팀 내 최다 도움을 기록했을 뿐더러 키패스 6개로 린가드(7개)에 이어 가장 많다. 린가드가 살아나는 데엔 한승규와 시너지도 한몫한다.

절정의 폼은 7년 만에 ‘전북 징크스’를 깬 지난 29일 유감없이 발휘됐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2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격해 결승골을 포함해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5-1 대승을 견인했다.

특히 팀이 1-0으로 앞선 전반 추가 시간 해낸 한승규의 득점은 서울의 오름세를 대변하는 장면과 궤를 같이한다. 오른쪽 측면에서 린가드의 절묘한 백힐을 이어받은 류재문이 재빠르게 크로스했고, 골문 앞에서 일류첸코가 공을 잡았다. 이때 한승규가 공간을 침투, 일류첸코가 욕심 내지 않고 연결했다. 한승규는 침착하게 오른발로 전북 골문 왼쪽 구석을 갈랐다. 그는 앞서 전반 23분 코너킥 키커로 권완규의 헤더 선제골까지 도왔다.

한승규는 2선에서 특유의 개인 전술과 양질의 패스 뿐 아니라 부상으로 빠진 기성용 대신 세트피스 키커로도 효용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2018년 울산HD에서 31경기를 뛰며 5골7도움으로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 그는 한국 축구 차세대 주자로 거듭났다. 그러나 이후 전북 현대로 이적한 뒤 자기 자리를 찾지 못했고 서울과 수원FC에서 임대로 뛰었다. 잦은 부상까지 겹치며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2022년 서울로 완전 이적한 뒤에도 터질 듯 터지지 않았다. 마침내 올 시즌 김기동 신임 감독 체제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특히 김 감독이 지향하는 빠른 공수 전환과 공격 지역에서 기회 창출을 해내는 데 한승규는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린가드와 더불어 김 감독이 가장 믿는 공격 자원으로 올라섰다.

무엇보다 만 28세인 그는 축구 선수로 어느덧 전성기를 향할 나이다. 1부 무대, 빅클럽에서 생존하는 데 중대한 갈림길에 섰던 그로서는 공격 지향적인 김 감독을 만난 게 행운이다. 6년 전 ‘영플’은 잊었다. 그가 김 감독 밑에서 서울 명가 재건의 기둥 구실을 끝까지 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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