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SON축구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손웅정 감독과 코치 2명이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엄중한 수사와 재발방지가 필요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아울러 아동·청소년 스포츠 인권 관련 긴급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

1일 문화연대 대안체육회,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스포츠인권연구소, 체육시민연대는 ‘손축구아카데미 아동 학대 사건, 엄중한 수사와 재발방지가 필요하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문에서 “손축구아카데미의 지도자들은 해명문을 통해 코치와 선수 간에 선착순 달리기에 늦으면 한 대 맞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가 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고 말했다”며 “이는 그동안 반복된 스포츠계 인권 침해 사건에서의 가해자들의 변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그들의 인권감수성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증명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성공한 선수가 되기 위해 묵묵히 훈련하는 아동들과 이들의 목줄을 쥐고 있는 지도자는 결코 동등한 지위에 있지 않다. 어찌 이들이 체벌을 두고 동등한 입장에서 내기나 합의가 가능하겠는가”라며 “많은 스포츠 폭력에서 지도자들이 ‘사랑’과 ‘훈육’을 핑계로 폭력을 행사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손흥민 신화’에 가려 선수로 성공하기 위해 많은 아동 청소년들과 학부모들이 스포츠 폭력을 묵묵히 참고 있을지 모른다”며 “아동들이 크고 작은 폭력을 감당해야하는 문화와 시스템은 이번 기회에 분명히 바뀌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손축구아카데미는 피해 아동의 보호 및 지원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관계당국은 손축구아카데미 아동 학대 사건에 대해 엄중히 수사할 것을 요구했다. 대한축구협회 및 스포츠윤리센터에는 사설 축구 아카데미 내 스포츠 폭력에 대해 엄정한 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오는 4일에는 홍대입구역 스페이스엠에서 긴급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 함은주 스포츠인권연구소 사무총장이 사회를 맡고 정희준 문화연대 대안체육회 집행위원이 발제, 김현수 체육시민연대 집행위원장과 김종우 민변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스포츠인권팀, 언론인, 체육교사 등이 토론에 참여한다.

한편 손 감독은 자신을 고소한 학부모 A씨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A씨는 변호사에게 “‘20억이든 불러요. 최소 5억 밑으로는 하지 마세요’ 했다. 진짜다. 세상에 안 알리고 좋게 합의한다고 하면 지금은 돈뿐이지 않나. 조금 받고 할 생각이 없고 5억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녹취록 내용에 논란이 일자, A씨의 변호인은 “고소인 측을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람으로 언급하고 있으나 이는 2차 가해”라며 “손 감독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연락도 전혀 없는 상태에서 변호사를 통해 처벌불원서 작성, 언론제보 금지, 축구협회에 징계 요청 금지를 합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피해자 측에서는 분노의 표현으로 감정적으로 얘기한 것일 뿐 진지하고 구체적인 합의금에 관한 얘기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손 감독은 입장문을 통해 “아카데미에 입단을 희망하시는 학부모님들께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제가 제 자식을 가르쳤던 방법 그대로 아이를 지도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아이들에 대한 혹독한 훈련을 예고 드린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A씨는 지난 1일 MBN과의 인터뷰에서 “아카데미에 등록하기 전후 손웅정 감독을 본 적이 없으며 학생들을 거친 언사 등으로 혹독하게 훈련한다는 합의나 동의도 받아본 적 없다”고 밝혔다. 또한 손흥민의 형인 손흥윤 수석코치에 대해서도 “손 코치도 아버지와 똑같이 욕을 한다. 현재까지 공개된 건 빙산의 일각”이라고 주장했다. tha93@sportsseoul.com

기사추천